로봇과 시뮬레이션 기술의 발달로 지상보다 작업조건이 까다로운 해저 석유탐사 작업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제너럴로보틱스(GRL), 알스트롬, 사우스햄턴오션그래피센터 등 영국의 기업들이 심해용 로봇 시뮬레이션 장비와 성능이 개선된 원격조종수중차량(ROV:Remote Operated Vehicle) 등을 활발히 개발, 석유·가스층 개발 속도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중 탐사 로봇 관련 장비 개발이 활발한 것은 인근해의 석유가 점차 고갈되면서 탐사기업들이 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깊은 바다로 나가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GRL의 로봇 시뮬레이션 장비인 로볼루션(ROVolution)은 파이프 포설이나 심해 작업 등을 시뮬레이션이 해주기 때문에 소나나 음파 탐사원이 되려는 지망생들을 훈련시킬 수 있다. 특히 이 장비는 훈련생들에게 어둠침침한 카메라 앵글, 플랑크톤이 떠다니는 배경 등 사실적인 바다 속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 장비는 이를 통해 엄청난 경비를 절감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현재 ROV의 가격은 대당 218만달러 정도이며 ROV의 모선을 하루 운영하는 데에만 5만∼30만파운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교육을 위해 실제 ROV를 운영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시뮬레이션 장비를 설계한 프로드 코넬리우센은 “(시뮬레이션 장비로) 해보고자 하는 모든 것을 실제처럼 테스트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알스트롬은 전기로 움직이는 ROV인 ‘퀘스트ROV’를 개발했다. 작은 차 모양의 이 ROV는 프로펠라와 집게손이 달려있으며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부품을 줄여 모선과 연결되는 9800피트 생명줄의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 ROV은 이미 태국 등 2곳에 납품이 됐다.
사우스햄턴오션그래피센터는 생명줄이 아예 필요없고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대로 항해하는 ROV인 ‘홀리버튼’을 개발했다. 이 ROV는 105마일 범위까지 항해할 수 있어 모선에 의존하는 기존 ROV보다 응용범위가 넓고 경비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시뮬레이션 장비와 ROV는 석유탐사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실제 GRL의 시뮬레이션 장비는 현재 시드니의 하수구를 청소하는 로봇을 제어하고 있으며 알스트롬의 ROV는 올해초 미국 해군 잠수함과 일본 어선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희생자의 사체를 인양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같은 장비들이 등장함에 따라 이전에는 상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던 북해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