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의 대(對)인도 정보기술(IT) 사업 확대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일경산업신문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샤프, 미쓰비시전기는 PC와 휴대폰 판매를 각각 본격화하고 있고, 소니는 PC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한편 디지털TV 등의 개발거점을 확충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일본 업체의 인도 IT사업은 현지 제조업체와의 직접적인 경쟁이 비교적 적은 중고 소득층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샤프는 현지 유통업체인 라센앤드타브로와 합작 설립한 샤프비즈니스시스템 인디아(SBI)를 통해 올 들어 노트북PC를 비롯 컴퓨터 주변기기의 수입 판매에 본격 돌입했다. 일본 국내에서 ‘최경량·최박형’ 노트북PC로 인기를 끌고 있는 ‘무라마사(MURAMASA)’를 비롯해 LCD모니터, 잉크젯 프린터 등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오는 11월에는 가정용 프린터의 판매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인도에서 노트북PC는 연간 판매량이 2000대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으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한 미개척 분야로 주목되고 있다. 샤프는 이 시장 전체의 4분의 1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LCD모니터에서도 업계 최고인 약 25%의 점유율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또 샤프는 주 수요 대상을 기업이나 고소득 계층으로 설정, 최신 제품으로 승부해 나갈 방침이다. 제품은 주로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조달한다. 인도에선 IT기기의 수입·판매에 고액의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외국 업체들은 가격이 낮아진 구형 상품을 들여와 파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아직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샤프는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기업 대상의 영업을 활발히 추진할 수 있도록 현지인 중심으로 마케팅 부문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신상품 홍보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13일에는 휴대폰·PDA 등의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쓰비시는 인도 휴대폰 시장 확대를 겨냥, 자회사 미쓰비시전기텔레콤을 통해 현지 직판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1000만루피(약 3억원)를 투자해 캘커타, 첸나이 등지에 22개 영업점을 신규 개설할 예정이다.
인도 휴대폰 시장은 연간으로 4100만루피(약 12억원) 정도다. 휴대폰 가격은 대당 1만∼3만루피로 일반 샐러리맨의 한 달 월급에 맞먹는다. 이 때문에 중고소득층이 주 고객을 이루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노키아(40%), 파나소닉(20%), 삼성(15%) 등이 상위를 점하고 있고, 미쓰비시텔레콤은 5%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쓰비시는 그러나 수리나 부속품 구입, 기종 교환 등이 원활히 이뤄지는 직판 체제의 보강으로 고객이 늘어, 1년 이내 점유율이 10%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소니는 남부의 IT 기업 집적지인 방갈로르에 99년 설립한 개발 센터를 대폭 확장키로 했다. 현재 150명 규모인 연구원을 내년 250명으로 증원하는 동시에 디지털TV 개발을 주력으로 해온 업무도 AV 신제품이나 인터넷 기능을 갖춘 전자기기(정보가전) 개발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IT 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저소득층의 낮은 구매력으로 자체 IT 시장은 활기를 띠지 못해왔다. 그러나 90년 후반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인터넷 인구가 최근 4년간 200배 이상, PC 보유자도 3배나 팽창하는 등 하드웨어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10억을 넘는 인구 가운데 3억∼4억명에 달하는 중산층 이상이 거대 수요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