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취약한 정부기관 사이트

  

 정부기관이 운영하는 인터넷 환경이 취약하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정부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민간기업보다 접속속도가 매우 느리고 접속실패율 또한 높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은 16개 광역자치단체나 14개 정부부처, 29개 산자부 산하 단체 모두 한결같은 문제로 지적됐다. 물론 인터넷 환경을 접속속도나 접속실패율 등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내용이 얼마나 정확하고 가치가 있는지 하는 충실도도 중요하다. 정부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민간기업의 그것과 비교하는 것에도 여러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홈페이지의 충실도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접속속도가 느리고 접속실패율이 높다면 국민은 그것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또 이용을 꺼리게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정부기관의 인터넷 환경 선진화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한 영국·일본 등 세계 각국이 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대로 구축하고 민간기업보다 한층 진보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전자정부 구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민원의 간소화라든지 정부 물자를 전자상거래를 통해 조달함으로써 국민의 편익을 증대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특히 산업자원부는 기업 정보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적잖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정작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의 홈페이지 접속실패율이 다른 정부부처보다는 낫다 하더라도 민간기업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정부부처는 더 말할 것이 없는 이번 조사결과는 한마디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접속속도가 느리고 접속실패율이 높은 데 영향을 받아 정부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인터넷 사이트의 효율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국민의 정보격차 해소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정부가 인터넷 환경 개선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이고, 그와 관련된 예산이 그리 빠듯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궁금할 뿐이다.

 국민은 정부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면서 민간기업보다 안일한 자세를 보이지 않았는지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도 있다.

 정부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접속속도가 느리고 접속실패율이 높은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궁금증도 풀어주어야 한다.

 한편으론 정부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자체적인 관리기준을 제정하는 것도 검토해 볼 일이다.

 아울러 정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콘텐츠가 충실한지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홈페이지가 잘 관리되고 운영돼 민간기업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고 국민의 정보격차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