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 세계경제 영향-침체 美경제 `치명타` "세계 공황" 비관론도

 11일 뉴욕을 무력화시킨 무역센터 붕괴사건은 최근 침체된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전망이다. 뉴욕은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사실상 경제 수도로 지난 98년도 시 예산이 러시아 등 웬만한 국가예산을 능가했다. 따라서 뉴욕의 마비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클 수밖에 없다.

 뉴욕 증권거래소는 최근 극심한 주식침체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약 10조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다른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다. 이 거래소가 업무를 중단했다.

 매일 1조1000억달러 달러의 외환거래가 이뤄지던 뉴욕 금융시장도 마비됐다. 이에따라 각국 금융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달러 환율은 테러 사태 발생 직후 7.4% , 런던 5.7%, 그리고 프랑크푸르트도 8.5% 떨어졌다. 각국의 통화가치 상승은 수출 악화를 불러오고 최근의 경기침체를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욕 주식거래소가 개장되면 기업들이 직접 입게될 피해도 천문학적인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의 등락이 기업들의 활동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IT분야를 중심으로 한 다수의 기업들이 경영외적인 피해를 보게되고 단기적으로는 세계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다.

 이번 테러의 주범이 중동지역 테러리스트들의 소행이라는 심증만으로도 영국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랜트유 10월 현물가격이 전일보다 1.61달러 오른 배럴당 29.06달러로 마감됐다. 따라서 미국과 중동지역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유가상승세가 이어져 각국 기업들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계 각국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미국의 소비가 얼마나 줄어 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기침체로 줄어들고 있는 미국의 소비지출은 이번 사태로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의 보복이 시작되고 전쟁과 유사한 상황이 길어질 경우 미국내 소비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고 미국을 주 시장으로 하는 유럽과 아시아지역은 물론 중남미 지역 국가에 이르기까지 수출 감소에 따른 어려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공·여행·쇼핑 등 관련 서비스 산업 전반에서도 위축이 예상된다.

 이같은 부정적인 요인들 때문에 세계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재해복구가 시작되면서 건설업이 활성화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방위비 지출 증가에 따라 방위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항·공공사설·기업들의 보안체계 강화 등으로 상당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