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폰 일본텔레컴 TOB 나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영국 보다폰이 이달 중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일본텔레콤 주식의 공개매입(TOB)을 실시한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이번 TOB에서 2200억엔 정도를 투입해 일본텔레콤의 지분율을 현재의 45%에서 66.7%로 높여 합병·사업 매각 등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경영권을 완전 장악할 계획이다.

 보다폰은 미국 테러 사건 영향으로 폐쇄중인 뉴욕 증권거래소의 거래가 재개되는 17일 TOB 계획을 공표할 예정이며, 이미 관계 관청·투자은행 등의 관계자들에게는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텔레콤의 제2대 주주사인 동일본여객철도(JR동일본)는 보다폰의 TOB에 응하기로 하고, 보유하고 있는 15.1%의 일본텔레콤 주식에서 10%의 지분을 매각키로 방침을 정했다. 주당 거래 가격은 시장 가격에 10% 정도 프리미엄을 얹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폰은 JR동일본 이외 다른 주주들의 주식도 매입해 일본텔레콤의 지분율이 66.7%로 높아지면 TOB를 완료할 계획인데,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기업의 정관 변경, 영업 양도, 이사 해임, 합병 등 특별 결의가 필요한 중대 사항에 대해서는 33.4%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폰이 TOB로 일본텔레콤의 지분 66.7%를 확보하면 모든 경영전략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보다폰의 일본 입지 강화는 이 나라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해외 진출 전략을 견제하는 동시에 모바일 선진국으로 통하는 일본에서 선진 기술 등을 취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상장 통신사업자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것은 보다폰이 처음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