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9개월만에 재개된 제5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18일 폐막됐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당국간 대화와 민간협력사업 적극 지원,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개최 등 5개 합의사항을 이끌어 냈다.
이번 합의로 그동안 중단된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내달중 재가동 되고 민간차원에서의 다양한 남북간 접촉·교류·협력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한 것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다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조성, 전력협력 등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필수적인 인프라 문제도 구체적으로 협의키로 한 것은 진일보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 내놓은 합의사항이 그동안 답보상태를 거듭해온 남북 IT합작사업에 관한 논의로 본격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여기에 거는 IT분야 기업 및 관계자들의 기대는 자못 크다. 이번 남북 합의사항에서 IT분야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부문은 당국간 대화와 민간협력사업 적극지원,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개최 등이다.
이 가운데 민간협력사업 지원 부문의 경우, 지난해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경제분야 남북간 교류사업은 사실상 IT분야가 주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남한은 민간기업들이 주체가 되고 북한은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등의 국가기관이 맡음으로써 여러가지 비효율성을 낳아 왔다. 지금까지 일부 성과를 거둔 남북 IT협력 사업들은 민간기업들이 여러 악조건을 무릅쓰고 단독으로 추진해온 것들이다.
그러나 남북 협상창구의 혼선, 당국간 투자보장 합의서 미비, 남북관계의 경색 등으로 이미 남북간 합의해 놓은 IT협력사업들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남북간 IT협력사업은 바세나르 협약 등 국제적인 장벽에 발목이 묶여 있다.
내달중 본격 개최될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제6차 남북 장관급회담 등에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이같이 시급한 남북 IT교류 현실 때문이다. 남북관계 진전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할 수 있는 이번 회담의 성과가 소강 상태에 있던 남북 경협 전반은 물론 IT교류협력사업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길 기대해 본다.
<기획조사부·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