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실리콘밸리 생명공학업체들이 최근 경영실적 향상을 자축하기 위한 성대한 단합대회를 개최해 다른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베이지역생명과학센터(bayareabioscience.org)의 후원으로 19일 열린 단합대회는 올들어 9회째로 실리콘밸리 입주업체들에 각종 연구보고서와 향후 연구방향을 제시함으로써 한차원 높은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회의의 주제를 ‘성장 고통’으로 정한 것은 최근 경영위기로 사무실을 비워야 할 입장에 처한 실리콘밸리 지역 업체들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유독 생명공학업체들의 연구실 및 사무실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
부동산업체 CB리처드엘리스에서 바이오테크업체를 상대로 컨설팅을 하는 디노 페라조 부동산 전문가는 남부 샌프란시스코 콘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이 단합대회에서 생명공학분야의 비약적인 성장에 대해 치사했다.
그는 치사를 통해 “최근 닷컴업계의 몰락으로 생명공학업체들이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페라조는 “현재 베이지역(샌프란시스코만 주변의 실리콘밸리)의 생명공학업체 관련 연구실과 사무실의 연면적은 모두 92만9030㎡로 추산된다”며 “이 중 3분의 2가 생명공학의 발원지인 남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체들은 바이오테크업계의 활황으로 앞으로 2∼3년 동안 남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9만2903㎡ 이상의 연구실 및 사무실이 새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생명공학 관련사업은 바이오테크업계의 맏형격인 제넨테크(gene.com)의 주변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넨테크의 북쪽과 남쪽에 총 21만392㎡의 개발부지를 갖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슬라우에스테이트USA(Slough Estates USA)는 북쪽 부지에 5만4348㎡의 사무실 신축에 착수했고 남쪽에는 6만9677㎢ 규모의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페라조는 부동산 개발업체 하인스 역시 남부 샌프란시스코 101번 고속도로 인근에 8만920㎡의 필지를 마련했다며 “곧 이 부지에 바이오테크 관련 사무용 빌딩을 신축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과거에는 전문성이 유달리 강조되는 생명공학업체들에는 극히 일부의 개발부지만 할애해 건물을 신축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 바이오테크시장이 얼마나 빠른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생명공학업체들의 사무실은 통풍, 파이프, 기타 실험관련 설비문제 등으로 천장의 높이가 다른 용도의 건물보다 높아야만 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과 무관한 기업에는 전혀 임대가 불가능해 부동산업자들이 그동안 꺼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명공학이 최근 급속한 발전을 보이자 슬라우·하이스 등 굴지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바이오테크 임대사업에 앞다퉈 달려들고 있다.
제넨테크에서 20년 동안 근무하고 있는 마이크 에드워즈는 바이오테크업계를 상대로 한 개발사업이 성장한 것은 관련업체들이 불과 5∼10년의 짧은 역사에도 오늘날 상당한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드워즈는 “연구개발 단계의 초창기 생명공학업체들은 929∼1858㎡의 건물이면 충분하다”며 “그러나 개발신약을 임상실험하는 단계에 들어서면 공간이 비좁아 3∼4배 확충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코세러퓨틱스(corr.com), 엑셀리시스(exelixis.com), 툴라릭(tularik.com) 등 90년대 초·중반에 설립된 업체들은 최근 기업규모가 커지면서 더 넓은 공간으로 옮겨가고 이제 문을 연 신생업체들은 선배업체들이 비운 자리를 채우는 과정을 통해 생명공학업계는 매우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어 다른 하이테크업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가브리엘김기자 gabrielkim@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