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 있는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womenstechcluster.org)는 이제 설립된 지 두달밖에 되지 않은 비영리 인큐베이팅(창업지원) 회사다.
이 회사는 종전의 인큐베이팅 업체들이 부를 좇는 신생업체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부를 어떻게 자선의 목적으로 나눌 수 있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새로운 형태의 창업지원 업체다.
이 단체의 설립자는 시스코시스템스(cisco.com)의 임원을 지낸 케이트 머더. 머더는 여성의 재계진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스리기니스펀드(Three Guineas Fund)를 설립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종전에 설립된 재단의 지원으로 설립돼 신생 자선사업체를 대상으로 인력과 사무실을 지원하고 법률문제에서 전략수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문을 제공한다.
머더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업체의 창업지원이 전부인 것으로 생각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가 기술혁신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며 그것이 실리콘밸리 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의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부의 재분배를 목적으로 한 조직의 출현에 대해 회의론을 품기도 한다.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에 자금을 지원한 페닌슐라커뮤니티재단(pcf.org)의 스털링 스펜 이사장도 현재의 경기침체에 대해 언급하면서 “1년 전만 해도 이같은 인큐베이터 회사를 세운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와 같은 소규모 재단은 경제둔화 현상과는 상관없이 계속 설립되고 있다. 중소재단협회(smallfoundations.org)의 찰스 스콧 CEO는 지난해 미국에서 설립된 민간재단이 5000여개에 달한다며 지난 99년 4600여개에 그쳤던 재단이 이제는 5만50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스콧은 “이들 재단이 부동산을 기반으로 설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재단 설립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의 출범은 최근 몇년간 베이 지역(샌프란시스코만 주변의 실리콘밸리)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설립되고 있는 가족형 재단의 극적인 증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새로 유입되는 자선기금은 대부분 신경제로 형성된 부 또는 부의 세대간 이전에 따른 것이다.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의 엘리자베스 브렘너 사무국장은 “이미 재단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젊은 자선가들의 감각이 파운데이션 인큐베이터와 같은 모델과 부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의 설립에 산파 역할을 한 짐 로빈스는 “이들 자선가는 사물을 보는 나름대로의 눈이 있다”며 “이들은 실수와 시간낭비를 싫어하는 한편 법률문제를 도울 수 있는 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작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렘너 사무국장은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가 총자산이 수억달러에 달하는 20여개 그룹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4개 재단이 새로 계약을 맺었다.
회원으로 가입한 재단은 소규모 간이 사무실을 제공받고 6개월∼3년간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는다. 이들은 이곳에서 갖가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자선사업의 진수에 대해 배우게 된다.
파운데이션인큐베이터는 현재 20여개 재단으로부터 1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들 재단에는 AOL타임워너재단, 시스코재단, 켈로그재단 등 신경제와 구경제 관련 재단이 고루 망라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