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쯔가 중국 독자의 통신 규격에 기반한 제3세대(3G) 이동통신 시스템의 개발·실용화에 나선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통신 분야 연구로 유명한 광둥성(廣東省)의 화난(華南) 이공 대학과 제휴해 내년 여름까지 단말기와 교환기 등을 포함하는 중국 3G 규격 시스템 전체를 개발하고, 현지에서 실증 실험도 추진키로 했다.
중국 3G 기술 규격 ‘TD-SCDMA’를 둘러싸고 일본 기업이 중국 측과 제휴하기는 이번 후지쯔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후지쯔는 산하 후지쯔연구소와 베이징의 전액 출자회사 후지쯔연구개발중심을 통해 화난 이공 대학과 공동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TD-SCDMA의 특성을 검증해 어떤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할 때 가장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휴대 단말기기는 후지쯔 측이 맡고, 화난 이공대 측은 최적 시스템 구성 방안을 개발한다.
후지쯔는 또 공동 연구의 성과를 곧바로 사업으로 연결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미 단말기 등 기기의 현지 생산을 겨냥해 광둥성 현지의 유력 통신기기 업체 2개 사와 사업 협력을 협의중이다.
동영상 등 대량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3G 이동통신과 관련, 후지쯔는 이미 일·유럽 통일 규격인 WCDMA에서 상당한 개발 실적을 쌓았다. 그러나 광대한 국토와 엄청난 수요를 안고 있는 중국에서는 복수 방식이 병행될 가능성이 높아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독자 방식으로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판단, 이번 화난 이공대와의 제휴에 나서기로 했다.
TD-SCDMA는 중국의 국책 업체인 대당전신(大唐電信)과 독일 지멘스가 상호 협력해 지금까지 개발해 왔다. 올 4월부터는 이 기술의 실증 실험도 벌어지고 있다.
대당전신은 후지쯔와 화난 이과대의 공동 프로젝트에는 집적 관계하지 않고 있지만 TD-SCDMA 진영 확대를 위해 지난 7월에 일본을 방문,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