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테러수단은 무엇일까?-`생화학 무기` 가공할 위력

 미래의 테러 수단은 무엇이 될까. 아마도 답은 생물학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생물학무기가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손쉽게 운반이 가능한데다 인구밀집 지역에 살포하면 적은 양으로도 많은 수의 인명을 순식간에 살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SF게이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연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통해 실리콘밸리 지역의 바이오테크 기업이 생물학무기를 방어하고 이에 대항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 생물학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

 또 관련 단체 역시 이번 미 테러 참사를 계기로 의회에 생물학 테러에 대비해 백신 연구에 대한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DARPA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생물학테러에 대항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중 대표적인 경우가 환경감시소와 병원 등을 대상으로 계측기 사업을 하고 있는 세페이드. 이 회사는 DARPA로부터 500만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현장에서 생화학 공격의 징후를 탐지할 수 있는 휴대형 측정장비를 이미 개발했다. 이 회사의 장비는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소형화기술을 사용해 랩톱컴퓨터 크기만큼 작고 자동차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 회사의 CEO인 톰 것셸은 이 장비에 대해 “표본만 입수하면 25분내에 테러의 목표가 어디인지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장비는 탄저병, 천연두, 에볼라 등 테러리스트가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병원체별 탐침을 모두 갖추어야 하는 것이 단점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ARPA는 여러 학교와 기업의 과학자들을 동원해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는 자연 전염병과 생물학 기술로 변형이 이뤄진 병원체를 모두 규명하고 중화시키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DARPA로부터 800만달러를 지원받은 남 샌프란시스코의 제너소프트도 이같은 연구를 수행하는 곳 중의 하나다. 3년전 DNA 끈을 묶고 활동을 통제하는 화학사슬을 만드는 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된 이 회사는 이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분야의 항생물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여러 병원체에는 치명적이지만 인간한테는 영향이 없는 DNA 끈을 찾아내 이것을 생물학무기 방어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회사의 CEO인 데이비드 싱어는 “현재 임상실험을 인간에까지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라며 “다른 신약 개발과 마찬가지로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제너소프트와 마찬가지로 다른 대학·기업의 비슷한 연구도 당장 결실을 맺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DARPA의 대변인인 잔 워커는 “실제 인간을 위한 해답을 얻으려면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생물학 관련 기업 단체인 바이오기술산업기구(BIO)도 생물학 테러에 대한 방어책을 모색하기 위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갖고 있는 물질 중 어떤 것이 테러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설문 조사에 들어갔다. BIO의 회장인 칼 펠드바움은 “결과를 연방당국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BIO는 이와는 별도로 의회에 △백신연구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줄 것 △새 백신에 대한 심사를 촉진시켜줄 것 △백신 개발을 가로막는 법적인 제한을 완화해줄 것 등을 요청키로 했다.

 그러나 생물학 테러에 대한 우려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들은 생물학 테러 위협이 과장됐으며 테러단체가 생물학 무기를 갖출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한다.

 워싱턴DC에 위치한 국방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애이미 시미슨은 “사람을 죽이거나 감염시키기 위해 매개체는 살아있어야만 하며 매개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