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e메일은 거의 버릴 게 없다.
생활에 유용한 것들, 나의 관심사들을 메일로 받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포털업체에서 시스템을 잘못 건드리다가 가입자 일부분의 소중한 e메일이 사라져 버리는 일도 가끔 일어나곤 한다.
몇년전 A사쪽에서 관리하는 시스템 잘못으로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메일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일이 있었다.
물론 사람들이 이에 발끈했고, 얼마있어 죄송하다는 CEO의 사과와 함께 그 사람들에겐 e메일의 용량을 늘려준다는 편지를 보내왔다.
나도 용량이 추가됐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한번의 잘못은 그 회사에 대한 신용도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나아가 네티즌의 힘이라는 무서운 파생력으로 눈깜짝할 새 널리 알려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다른 포털에서 또 그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대기업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던 B사에서 그런 것이다.
C사와 통합하며 회원의 e메일뿐만 아니라 아이디 자체를 없애버렸다.
실명제 운운하며 핑계를 댔지만, 정말 실명제 때문이라면 적어도 한달간의 수정할 여유를 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대부분 사람들의 아이디를 없애버린 것이다.
네티즌들이 게시판에 사연을 적고 복구해 달라고 애원을 하지만, 그에 대해 토씨 하나 안틀린 똑같은 답변만 앵무새처럼 올려놓았다.
이를테면, “전 실명제를 지켰거든요. 왜 삭제되었나요?”란 물음에도 어느 누구에게나 “실명제를 지키지 않아서입니다”란 답변처럼 말이다.
게다가 완전 통합된 현재는 그 게시판마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그 회사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앞으로 이들 사건을 교훈삼아 포털업체를 비롯한 인터넷업체는 개인정보와 회원에 대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박영주 rosle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