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미 3G 서비스 서두르지 않는다

【본지특약=iBiztoday.com】 일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의 상용화에 들어감으로써 3G시대의 첫 테이프를 끊었으나 미국은 아직 느긋한 입장이다.

 미국이 3G 서비스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은 사상 초유의 납치 여객기 테러 공격에다 경제 불황까지 겹쳐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 정부가 내년 9월에 계획하고 있는 3G 이동통신용 주파수 추가 경매의 대상에 오른 주파수 대역이 미 국방부 등 정부기관이 사용중인 주파수와 중첩되는 문제가 제기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막후 협상이 필요하나 이번 테러사태로 인해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산되면서 협상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3G 주파수 관리 주무부서인 미 연방통신위원회와 미 상무부는 지난달 3G용 주파수 추가 배당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커서그룹의 루디 바카 분석가는 “테러 참사를 계기로 정부의 3G 주파수 관리 기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며 “주파수 경매 문제는 미국 정부가 향후 추진할 주요 과제 목록에서 일단 제외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일본의 NTT도코모가 지난 1일부터 3G 서비스에 본격 착수하자 그 뒤를 이어 점차적인 서비스 상용화에 나서기 위해 준비를 벌이고 있으나 본격적인 3G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대역이 충분치 않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투자회사 레그메이슨의 블레어 레빈 분석가 역시 “테러 참사를 계기로 국가안보라는 심각한 문제가 전면에 부상했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영화를 볼 수 있게 하는 이동전화 서비스에 관한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3G 서비스를 추진중인 이동통신 업체들은 최고의 로비스트를 동원, 주파수 대역이 정식으로 추가될 때까지 일시적인 방안으로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의 범위를 넓혀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아직 여건이 충분치는 않지만 일부 이동통신 업체들은 고속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선보이는 등 3G 서비스 상용화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의 이동통신 업계 2·3·4위를 차지하고 있는 싱귤러와이어리스, AT&T 와이어리스, 스프린트 PCS는 일제히 2.5세대 방식의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발표했다. 이 서비스에 사용될 주파수 대역은 종전의 개인휴대통신(PCS)용 주파수다.

 프리커서그룹의 바카 분석가는 “아직 3G용 응용프로그램이 미비한 상태”라며 “성능 면에서 종전보다 충분히 뛰어나다면 2.5G 서비스도 충분히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