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희망은 B2B에 있다

 ◆이우종 일렉트로피아 상임고문 wjlee@e-pia.com



 정보사회가 급진전됨에 따라 우리 기업의 경영환경도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국내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규모가 지난해 8조원에서 오는 2003년에는 37조원으로 증가한다고 하니 그 비약적인 발전을 가늠할 만하다.

 선진기업들은 기존의 구습과 관행을 과감히 탈피하고 기업거래 활동 전반을 개선, 경영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B2B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다국적 전자업체 GE는 최근 2년간 B2B를 실시한 결과, 경영전반에 걸쳐 20%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또한 무역협회는 1억달러를 B2B 방식으로 수출할 경우 기존 오프라인 방식과 비교해 약 60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자부품 등에서 대일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자 및 부품업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부품소싱의 글로벌화는 수입선 다변화 및 조달비용 효율성의 극대화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동남아·미국·EU 등 e마켓플레이스를 연결시킨 부품소싱의 글로벌화는 향후 디지털경제아래서 우리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대일 전자부품 의존도 개선 및 무역적자 해소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전자업계의 B2B 수준은 아직 저조한 실정이다. 이는 대부분의 중소·중견업체들이 B2B에 대한 인식이 낮고 자금과 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정보 인프라의 부족, B2B 솔루션에 대한 믿음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의 오프라인 상거래를 e마켓을 통한 온라인 거래로 전환하는데 있어 구매관련 부서의 반발도 B2B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일선 구매부서는 온라인 거래에 따른 자신들의 영역 축소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e마켓의 역할은 당분간 오프라인 거래를 지원하면서 온오프라인의 조화를 통해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급작스런 온라인 추구는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기업들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e마켓들은 극변하는 기업환경에서 온라인 거래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던 처음 목소리에서 업계의 인프라를 지원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조화를 통한 e비즈의 완성이라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들은 중소업체들의 열악한 e비즈 인프라 개선과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B2B거래가 마치 오프라인의 모든 거래를 잠식시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오프라인 구매부서 설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B2B는 불필요한 서류, 팩스 등 수작업을 없애고 효과적인 전략구매를 위한 편리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전자업종 B2B e마켓으로는 컨버즈·이투오픈·일렉트로피아 등이 있다. 이들 중 컨버즈와 이투오픈은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모여 글로벌 프로세서를 기업환경에 적용시키자는 목적으로 지난해 설립됐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일렉트로피아는 국내업체들의 e비즈 인프라 구축과 기존의 오프라인 상거래 관행을 온라인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지난 98년 공동 출자형식으로 설립됐다. 일렉트로피아는 전자산업진흥회와 공동으로 70만개 이상의 부품정보와 1045개사의 업체정보, 5039건의 카탈로그 등 세계 최대의 전자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보유하고 있다.

 3대 e마켓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우선 공급업체 및 부품 발굴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구매비용 및 구매 처리비용의 절감도 기대된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은 국내 총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전자업계에 수출부진 타개 및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노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과거 상거래 방식에 연연하지 말고 e비즈를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본다. e마켓 역시 기업들의 e비즈 도입을 지원하고 e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는 데 모든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