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업계, 비상경영체제 돌입

 네트워크 관련업체들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위축으로 신규투자가 급감, 네트워크장비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으로 인한 후유증 등으로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네트워크장비 및 네트워크통합(NI) 업체들이 앞다퉈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인 다산인터네트(대표 남민우)는 당초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올해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이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경기전망도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나자 경영혁신을 통해 시장수요 침체 장기화에 대비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우선 최소한 1년간은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계획아래 현금유동성 확보에 주력, 신규투자와 연구개발분야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 또 그동안 공격적으로 전개해온 해외진출 사업도 시장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한편 인력재배치 등을 통한 경비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인원감축 같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을 마지막 수순으로 검토하고 있다.

 비교적 자금사정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NI업체 인네트(대표 강영석)도 지금의 경기상황이 단기간에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앞으로 1, 2년간은 신규 프로젝트가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기업체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 이하의 저가입찰경쟁은 피해왔으나 최근에는 매출확대 및 현금유동성 개선을 위해 저가 수주경쟁을 벌여 공급물량을 확보한 적도 있다”며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은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긴축경영을 통한 내실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콤텍시스템(대표 남석우)은 지난 상반기 결산 이후 사업타당성 작업을 거쳐 조직개편을 실시한 이후에도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경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경비지출을 억제하고 수주물량 확대를 위한 영업활동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KDC정보통신·에스넷·인성정보·기가링크·미디어링크 등 주요 네트워크업체들도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각적인 자구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소식과 함께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이 향후 IT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지고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전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전까지는 네트워크 업계의 긴축경영 및 구조조정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