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일수록 미래에 투자한다.’
정보기술(IT) 불황이 심화하는 가운데도 히타치제작소·도시바·NEC·마쓰시타전기산업 등 일본의 주요 전자업체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유망 분야를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들 업체가 모두 IT 불황 여파로 실적을 하향조정하고, 감원·사업 통폐합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러나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IT 시장이 다시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연구개발비를 당초 계획대로 유지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기술 진전 속도가 빨라 광범위한 분야에 연구력을 투입할 수 없는 현실 상황을 고려해 연구 자원을 자사가 경쟁력이 높은 분야로 집중하는 움직임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히타치는 3∼5년 이내 지금의 IT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 지금까지처럼 중장기적 계획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 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회사는 고밀도 자기기록, 광(光) 기록 기술을 사용한 스토리지 시스템, 휴대기기, IC카드용 부품 등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서비스와 시스템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무선네트워크 분야의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제 3세대(3G) 이후의 차차세대 휴대폰이나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과 정보기기를 연결하는 홈네트워크, 디지털TV 등에 연구력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전체 연구원의 10% 정도인 2000명을 이들 분야에 전환배치할 계획이다.
NEC도 경쟁력 있는 자사 기술의 향상에 연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광통신 분야의 경우 대량의 정보를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광파장분할다중전송기술에 개발력을 모으고, 다른 기술의 개발은 외부 기관과 공동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마쓰시타는 가전의 홈네트워크나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 등의 개발을 적극 추진한다.
한편 직간접으로 테러 참사를 겪은 미국 기업들은 예측 불허의 재난에 대비해 복구·보안·백업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IT 지출을 늘리거나 최소 그대로 집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미국 225개 기업 CI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0% 정도는 IT 예산을 늘려 잡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의 31%는 당초 예산 계획을 고수할 것이라고 답했고, 33%는 이번 테러 사태가 자사 IT 예산 책정과 전략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답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