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컴퓨터업체인 휴렛패커드(HP)가 ‘아이클러스터’(I-Cluster)라 불리는 슈퍼컴퓨터를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HP는 불필요한 장비를 모두 제거, 핵심기능만 갖춘 PC(ePC로 명명)와 여러개의 네트워크 스위치, 그리고 이더넷 케이블, 리눅스 소프트웨어 등으로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HP 프랑스 연구소와 프랑스 국립연구소 산하 INRIA가 공동으로 개발한 아이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일반PC의 사용하지 않는 프로세서 능력을 활용해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의 슈퍼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아이클러스터는 성능도 매우 뛰어나 ‘세계 톱 500 슈퍼컴퓨터’ 중 385위에 랭크될 정도이며 프랑스 내의 슈퍼컴퓨터 중에서는 15위에 해당한다.
HP는 아이클러스터가 프랑스 리눅스업체인 맨드레이크의 제품(7.0)을 사용했으며 225개의 PC를 클러스터한 것이라며 최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이클러스터 연구의 시작은 지난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HP 프랑스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던 한 과학자는 INRIA에서 근무하고 있던 과학자와 한 기술 콘퍼런스에서 만나 전통적인 방법과 다른 방식으로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을 이야기하다 의기투합, 아이클러스터를 완성하게 됐다.
이들은 아이클러스터를 개발하기 위해 기능을 최대한 줄인 단순 형태의 PC ‘ePC’ 100대를 가지고 연구를 시작해 마침내 225노드의 슈퍼컴퓨터를 완성하는 개가를 올렸다. 네트워크상에서 연결점을 뜻하는 노드는 네트워크 망에 연결돼 있는 컴퓨터 한대를 말한다. 스위치 능력의 한계 때문에 현재 클러스터의 물리적 한계는 225노드 정도다. 하지만 아이클러스터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큰 과제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 HP 프랑스 연구소에 근무하는 리처드 박사는 “이번 실험이 매우 의미 있는 것이지만 아이클러스터가 하나의 기계처럼 작동케하기 위해서는 일반 컴퓨터에서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캐싱이 하는 것처럼 분배 기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해다.
그는 “이번 실험에 사용된 PC는 733㎒급 인텔 펜티엄Ⅲ 프로세서를 장착한 것인데 올 연말까지는 펜티엄4 PC로 높일 것”이라고 덧붙이고 “이번 실험은 노드 숫자와 성능과의 관계가 선형적인 관계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슈퍼컴퓨터를 연구하는 세계 60여 곳의 연구팀 중 절반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슈퍼컴퓨터를 연구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아이클러스터 방식으로 연구중이라고 한 전문가는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