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이버교육업체의 `넋두리`

 각종 협회나 기관이 개최하는 사이버교육 관련 행사에 교육솔루션 전문업체들의 참가 기피현상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교육솔루션 업체들은 지금까지 사이버교육 시장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열리는 각종 전시회나 박람회 등에 단골 협찬기업으로 우대(?)를 받아왔다.

 처음 한동안 기업들은 일정한 협찬비 제공 대가로 얻은 부스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일 기회를 얻는 것에 만족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들어 유사 행사가 급증하면서부터 기업들은 행사 참가에 대한 효율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행사 협찬비나 참가비 규모는 일반적으로 수백만원. 드물게는 수천만원인 경우도 없지 않다.

 이에대해 기업들은 최근 사이버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비슷한 유형의 행사가 너무 자주 열려 행사 협찬이나 참가를 통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이익은 극히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참가한 행사에서 협찬비를 내는 만큼의 구매력을 갖춘 수요자를 찾기 힘들다는 점. 또 행사 때마다 진행할 인력들이 10여명씩 소요된다는 점도 행사 참가를 꺼리는 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과 11월에만 관련 협회나 언론 등이 주관하는 행사가 이미 7∼8개가 확정돼 있어 기업마다 행사 협찬과 참가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행사 자체를 무작정 외면할 수만은 없어 주관 기관의 눈치보기에 바쁘다는 것이다. 특히 사이버교육 분야가 인터넷 비즈니스 가운데 수익모델로 각광받으면서부터는 각종 유사 단체들이 잇따라 관련 행사 주관에 발벗고 나서고 있어 기업관계자들은 이래저래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사이버교육 업체들이 각종 기관이나 협회 등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녔다”며 “이들 기관의 세(勢) 과시를 위해 기업들을 들러리 세우는 식의 행사는 자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는 10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 출범하는 순수 업계 중심의 사이버교육협의회가 첫 손으로 꼽은 사업이 고객 중심의 제대로(?) 된 행사 개최임을 감안하면 관련업체들의 넋두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익이 된다면 업체들이 행사 참가를 꺼리겠습니까”라는 한 업체 사장의 반문이 괜한 소리는 아닌 듯하다.

 <인터넷부·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