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장`이 비행기 탑승티켓

 ‘지문이 비행기 탑승 티켓.’

 그동안 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양복 윗도리 주머니나 여행용 손가방에 여권을 꼽은 승객들의 모습이 조만간 사라지게 될지 모른다. 세계 유수의 공항들이 지문인식 시스템의 도입을 앞다퉈 검토하고 있어 여권 없이 그야말로 ‘맨 손’으로 비행기에 오를 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들은 항공기 테러방지책의 일환으로 지문인식 시스템을 선호하고 있다. 승객의 지문을 데이터베이스(DB)와 대조, 테러의 우려가 있는 승객의 비행기 탑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승객의 짐도 물론 비행기에 실을 수 없다.

 지문인식은 홍채·망막·성문·얼굴인식 기술과 더불어 대표적인 생체인식 기술이다. 시스템 오류율이 낮은 등 관련기술이 발달돼 있어 다른 생체인식 기술 가운데 가장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보복공격에 이은 이슬람권의 재테러 우려가 늘면서 공항 등에서 시스템의 도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 달 미국 세계무역센터(WTC) 테러사태 이후 지문인식 시스템의 확산은 예상이 돼 왔다. 미국 피닉스 스카이하버 국제공항 등에서 지문인식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 장벽에 부딪혔다가 7일 오후(현지시각) 미국의 보복공격으로 다시 테러가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시스템 도입을 늘리고 있다. 실제 피닉스 공항을 비롯해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공항 등이 테러방지를 위해 일부 출입구에서 이 시스템을 시험 운용하기로 했다.

 지문인식 기술은 여권은 물론 어떤 ID카드보다도 정확한 장점을 갖는다. 현재 아이덴틱스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관련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문인식과 함께 얼굴인식 등 여타 기술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테러리스트들이 지문보다는 얼굴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부응하듯 모토로라가 얼굴과 망막스캐닝 시스템을 개발중이고 영국의 버진애틀랜틱과 브리티시에어 등 항공사는 망막인식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답보상태를 보이던 지문인식 등 생체인식 시스템 시장이 테러와 보복, 또다른 테러와 맞물리면서 각광받는 데 대해 얼떨떨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시장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