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언어 고민 인터넷업체에 복음

 

 【iBiztoday.com=본지특약】 한가지 언어로 온라인 인터넷 거래를 할 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언어로 국제간 전자 상거래를 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은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다. 언어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인터넷 업체들에 미국의 세계적인 웹 번역업체 유니스케이프(uniscape.com)가 해법을 들고 나왔다. 이 회사는 최근 ‘온라인 콘텐츠의 현지화’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다국적기업에 대한 판매에 들어갔다.

 유니스케이프가 마련한 해결책은 언뜻 보기엔 복잡해 보이나 주로 영어로 구성돼 있는 인터넷에 다양한 언어 소프트웨어를 추가하기만 하면 되는 비교적 간단한 개념이다.

 유니스케이프의 스티브 애덤스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웹사이트의 78%, 기업간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80%가 영어로 구성돼 있어 비영어권의 소비자나 기업의 인터넷 이용이 증가하더라도 수익과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상존해왔다고 지적했다.

 유니스케이프가 제시한 사업모델은 투자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닷컴 침체로 돈줄이 마른 상황에서 유니스케이프는 투자자들로부터 최근 18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자금과 세계 1000대 기업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니스케이프는 비상장기업이나 이번 자금유치로 투자총액이 3600만달러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이른바 ‘기업 세계화(enterprise globalization)’용 소프트웨어 분야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alliedworld.com)에 따르면 이 분야는 오는 2004년까지 22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우 유망한 시장이다.

 최근 유니스케이프에 자금을 투자한 BOS벤처스의 윈스턴 코 이사는 “이 분야의 전망이 매우 밝아 언어와 문화의 차이가 큰 아시아에서 유니스케이프 제품의 대활약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웹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들에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애덤스 유니스케이프 CEO는 “세계 1000대 기업이 한가지의 기본 언어에만 기반해 온라인 사업을 전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다국적기업들이 각자 자신있는 언어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애덤스는 온라인 콘텐츠의 번역문제를 장기적으로 고민하는 다국적기업은 거의 없다고 전제하고 “중국어가 사용인구 측면에서 오는 2007년까지 제1의 인터넷 언어가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어를 웹사이트에 채택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포천지 선정 100대 기업 중 약 3분의 2가 아직도 다국어 웹사이트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덤스는 유니스케이프가 개발한 번역 소프트웨어는 수동번역 과정을 최소화함으로써 다국적기업들이 해외 온라인 시장 개척에 들이는 시간과 돈을 크게 절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유니스케이프 소프트웨어는 “새 콘텐츠를 번역 메모리와 대조해 자동번역을 한 뒤 100% 번역된 내용과 번역이 불가능한 부분을 구별해준다”고 말해 사람에 의한 수동번역은 여전히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애덤스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현지어로 구축할 경우 매출이 3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그 예로 암웨이(amway.com)가 한국법인의 웹사이트를 한국어로 현지화한 뒤 한국 소비자의 접속량이 30%나 급증했으며 한국내 시장점유율도 함께 늘어났다고 밝혔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