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3G 서비스 한국이 일본보다 ‘한 수 위’

 【iBiztoday.com=본지특약】 ‘3세대(3G) 이동통신의 미래를 가늠하고 싶다면 일본이 아니라 한국을 주목하라.’

 ‘꿈의 이동통신기술’로 불리는 3G서비스를 준비중인 전세계 이동통신업계의 관심이 한국에 쏠려있다. 주파수대역만 차이가 날 뿐 성능과 서비스면에서 3G 이동통신과 거의 동일한 IMT2000분야에서 한국에 맞설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의 NTT도코모(nttdocomo.com)가 이달초 세계에서 처음으로 3G서비스의 상용화에 착수했으나 음성은 물론 동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차세대 이동통신분야에서 한국은 오히려 일본보다 1년 가량 앞서 있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종주국인 한국은 도코모보다 1년 앞선 지난해 10월 ‘cdma2000’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함으로써 휴대폰을 통한 채팅과 영상전송이 벌써 생활의 일부가 돼 있어 세계 이동통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추진중인 cdma2000 서비스가 도코모가 상용화에 들어간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와 다르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3G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으나 일반인에게는 사실상 차이가 없다.

 전세계 이동통신업계가 한국의 cdma2000 서비스를 본격적인 3G서비스에 해당하는 IMT2000과 동일하게 여기는 것도 cdma2000이 기존 CDMA 서비스에서 한 단계 발전한 중간적인 성격 때문에 2.5세대라는 평가를 한때 받았음에도 기능상으로 볼 때 3G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있는 지하철에서는 10대 청소년이나 젊은 여성들이 컬러 스크린의 휴대폰을 통해 게임을 즐기거나 동영상 다운로드, 메시지 교환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ktf.com)이 고객들의 신제품 이용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선발한 신세대 여성 경진아씨(23)는 “휴대폰을 이용한 게임을 하루 30분씩 즐기고 있다”며 “휴대폰을 통해 디지털 사진을 내려받는 일을 좋아하는데 사진 하나 받는데 2분도 걸리지 않아 전송 속도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달 100건 정도의 문자메시지를 친구들과 교환하던 이 여성은 이제 사진까지 전송할 수 있게 돼 만족스럽기만 하다는 반응이다.

 KTF는 지난 7월부터 주요 도시에서 cdma2000 1x 서비스를 개시했다. cdma2000 1x는 CDMA 기술의 원천보유자인 미국의 퀄컴(qualcomm.com)이 개발한 3G기술의 하나로 CD에 버금가는 고음질의 음악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으며 기존 2세대 이동전화서비스보다 2배나 빠른 144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KTF와 마찬가지로 유럽식인 비동기식을 채택했으며 한국의 이동통신 가입자 2800만명 중 절반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업계 1위의 SK텔레콤(sktelecom.com)도 자사 고객 가운데 7%에 해당하는 100만명을 지난해 10월부터 가동한 cdma2000 1x 서비스로 전환시켰다.

 미국식인 동기식을 추진중인 업계 3위 LG텔레콤 역시 지난 5월부터 cdma2000 1x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이처럼 3개의 굵직한 이동통신업체가 3각구도를 형성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기술적인 한계와 사업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3G서비스보다는 2.5세대 방식의 일반패킷무선서비스(GPRS)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유럽의 이동통신업계가 한국의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준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UBS워버그(ubswarburg.com)의 매트 호커 분석가는 “cdma2000 1x에 대한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이동통신시장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주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는 호커 분석가는 “한국시장을 유럽의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추진을 위한 시금석으로 삼고 있다”고 밝혀 한국의 성공 여부에 따라 유럽업계가 3G서비스로 직접 전환하기보다는 cdma2000 1x를 표준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cdma2000 추진업체들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데이터 전송속도와 실제 속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등 앞으로 극복해야 할 기술적인 난관도 많은 것으로 지적돼 한국의 3G서비스 상용화가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LG텔레콤(lgtelecom.co.kr)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접속자가 얼마나 몰리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전송속도는 60∼80Kbps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시인했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