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2.3㎓ 주파수를 사수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8일 양사는 음성서비스를 위해 무선가입자망(WLL) 용도로 분배받은 2.3㎓대역을 반납하지않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최근 실무자간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은 각기 20㎒와 40㎒를 보유하고 있는 2.3㎓대역을 무선초고속인터넷서비스 용도로 변경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정통부에 공동으로 용도변경을 건의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2.3㎓ 주파수를 반납하지 않은 채 무선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두루넷·드림라인 등 타사업자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WLL서비스냐 무선LAN서비스냐=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은 ‘용도변경’이라는 멍에를 피하는 것이 가장 큰 당면과제다. 분배받은 본래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 정통부와 타사업자의 주장이기 때문.
따라서 2.3㎓를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에 이용하더라도 당초 분배 취지에 벗어나지 않는다는 대응논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양사는 이를 위해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에 음성데이터통합(VoIP) 기술을 적용, 데이터와 함께 음성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로통신은 “2.3㎓대역 초고속인터넷서비스는 2.4㎓대역을 사용하는 IEEE802.11b 규격과 다르므로 엄밀하게 무선LAN이라고 볼 수 없으며 음성을 제공한다는 당초 취지에서도 벗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통부 이재홍 주파수과장은 “2.3㎓대역을 무선LAN서비스로 이용할 경우 무선국 허가를 내리지 않겠다”고 밝혀 불가 방침을 천명했다.
◇20㎒냐 30㎒냐=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이 정통부와 타사업자에 맞서기 이전에 양사의 입장 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통신은 무선LAN 공중망서비스를 위해서는 현재 분배받은 20㎒대역폭 외에 추가로 10㎒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30㎒대역 정도라면 2.3㎓ 무선LAN 공중망서비스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해 하나로와의 공동대응에 조건을 달았다.
반면 하나로는 공동전선을 펴나가기로 한 한국통신이 조건부 자세를 보이는 데 대해 적지 않게 당황한 눈치다.
하나로 관계자는 “한국통신이 20㎒대역으로 무선LAN서비스가 불가능하다면 우리와 손을 잡지 말고 차라리 반납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불쾌한 심중을 내비쳤다.
양사의 갈등과 반목에도 불구하고 ‘주파수 사수’라는 공통의 짐을 짊어진 만큼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의 동행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