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TV는 액정이다.’
액정TV가 저가화와 함께 제품도 다양해지면서 컬러TV의 새로운 주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용 수요를 겨냥한 20인치 이하 제품보다는 일반 가정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20인치 이상의 중대형 신제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또한 가격도 크게 떨어져 20인치 이하에서는 본격 보급의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는 ‘인치당 1만엔’을 밑도는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TV의 대명사로 안방을 독식해 온 브라운관(CRT)을 액정TV가 빠르게 교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다양화=지난 주 도쿄 근교의 지바 마쿠하리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일본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 ‘CEATEC’. 가정·기업·산업·네트워크사회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진 이 행사에서 가전 관련으로 업체들이 가장 많이 출품한 제품 가운데 하나는 액정TV다. 특히 액정 선두업체인 샤프를 비롯해 TV 최대업체인 마쓰시타전기산업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가정용으로 20인치 이상의 신제품을 일제히 선보였다.
이 중 샤프는 업계 최대인 30인치형 액정TV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최대도 역시 이 회사가 올 1월 출시한 28인치형 제품이다. 이와 함께 22인치형으로는 처음인 화면비율이 16 대 9인 와이드 타입도 공개했다.
올 초 10인치·13인치·15인치·28인치 등을 내놓은 샤프는 이로써 10인치형에서 30인치형에 이르는 제품군을 갖춰 일반인에 ‘액정 샤프’의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심어주게 됐다.
NEC는 디지털방송 등 고화질 방송에 대응할 수 있는 XGA 사양의 와이드 타입 23인치형을 발표했다.
이밖에 마쓰시타는 중대형 제품과 함께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기능을 내장한 와이드 타입의 11인치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이미 DVD 내장 15인치 제품을 판매중이다.
한편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40인치대의 액정TV 개발도 한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가 TV용으로 40인치형 액정패널 시제품(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이 40인치형 패널은 3일 일정으로 이달 31일 요코하마에서 개막될 예정인 디스플레이전시회인 ‘LCD/PDP 인터내셔널 2001’에 등장한다.
◇저가화와 시장 전망=올 초 샤프가 인치당 1만엔 정도로 가격을 대폭 낮춘 신제품을 내놓은 이후 액정TV의 저가 경쟁이 뜨겁다. 특히 20인치 이하 제품에서 두드러져 인치당 1만엔을 밑도는 제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마쓰시타는 가격을 12만엔으로 책정한 15인치형 신제품을 이달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가격은 지난달 발표한 샤프의 15인치 신제품보다 4만엔이나 낮은 것이다.
20인치 이상의 가정용 제품의 대거 등장과 저가화로 액정TV 시장은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쓰시타의 경우 내년도 시장 성장률이 100%를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예측대로면 현재 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샤프의 출하대수는 2001년 75만대에서 내년에는 200만대에 육박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2000년 18만대에서 2005년에는 790만대에 달해 연평균 성장률이 113%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05년 시장규모가 1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는 업체도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