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개시됐다. 테러발생 후 26일만에 미국은 테러용의자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테러지원국으로 공격을 개시한 것이다.
이번 전쟁은 사실 21세기 최초의 전쟁이자 탈냉전 이후의 미국 주도의 신세계질서가 구축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미국이 직접 개입한 국가단위의 전쟁이다. 물론 전쟁의 방향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글로벌화 시대에서 지역전쟁이 발생함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아프간이 중동지역의 원유 수출국들과 정서적인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이슬람 국가이므로 향후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전쟁은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많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반면 뒤집어 보면 그동안 세계경제를 짓누르고 있던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경제의 불안감이 사라졌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 예로 이번 전쟁이 개시되었음에도 전세계의 증시가 안정적이었으며 원유와 금, 비철금속 등의 국제원자재 가격은 큰 변동을 보이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함정은 여기에 있다. 전쟁에는 전쟁의 논리가 있다는 이론이 있다. 즉 전쟁이 시작되면 그 방향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전쟁을 중단하고 싶어도 주변 정황상, 여론상 그렇지 못할 수 있고 전쟁을 계속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그것이 전쟁의 자기발전 논리다. 아울러 전쟁의 불똥은 확산되기 마련이다. 이미 중동지역에서 반미데모가 극성이고 미국을 비난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세계경제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우리는 TV나 보면서 먼 나라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세계는 너무 글로벌화 되어 있다. 아울러 이번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2차, 3차 테러가 발생한다면 지금까지 그나마 안정적이었던 경제는 급격한 침체를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미국은 테러 지원국인 이라크 등에 대해 경고를 하고 있으며 확전의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현재의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만약 확전 또는 전쟁이 장기화되면 한국경제의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고 불안정감이 해소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하겠다.
정부는 현재 3단계 비상대책을 마련하여 준비에 나서고 있다. 오래간만에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준비한 대책뿐만 아니라 확전이나, 장기전에 따른 비상대책도 강구해 두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겨울철이 되면 석유류의 소비가 늘어날 것은 자명한데 이의 안정화 대책도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송경재 서울 관악구 신림5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