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전자신문 제휴-IT마켓뷰]핸드헬드 디스플레이

 PDA로 대표되는 핸드헬드에서 처리하는 정보가 다양하고 방대해지면서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이슈들은 노트북PC에서와 마찬가지로 화면크기·해상도·선명도·전력소모량·상(像)을 만들어내는 기술 등이다. 그러나 이들을 실현하는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 OS의 최적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핸드헬드 디스플레이를 전반적으로 살펴본다.

  

 ◇특성과 기술들=모든 핸드헬드는 노트북PC처럼 평면 패널을 채용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이 LCD 기술을 사용한다. LCD에서 스크린에 맺히는 상은 특수 결정체로 만들어진 몇 겹의 액정 성분층을 투과하는 빛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런 결정체는 편광필터·컬러필터 같은 물질과 유리로 된 두 층 사이에 끼여있으며, 픽셀 단위 기준에서 빛을 투과하거나 차단하는 단순 필터로서 작용한다. 이런 필터링 메커니즘은 특정 섹션이나 결정체에 전류를 흘려 작동된다. 이것이 분자의 방향을 비틀어 빛의 투과와 차단을 조정하는 것이다.

 LCD의 차이점은 소자의 구동방식과 구조, 빛을 통과하는 소자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동 매트릭스나 STN 스크린의 경우는 전압을 가로·세로 전극이 교차하는 시점까지 내려보내 각 픽셀로 전달되게 된다. 반면에 능동 매트릭스나 TFT는 각 픽셀의 독립 트랜지스터가 구동회로를 통해 온·오프 조작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능동 매트릭스 구조의 스크린이 더 이른 시간 내에 업데이트가 가능한데, 이는 현재 게임·비디오·애니메이션 등에서 동영상을 많이 이용하면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능동 매트릭스 내에서도 액정 타입에 따라 응답 시간이 차이가 나게 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능동 매트릭스 스크린은 비정질 실리콘(a-si)을 사용하지만 몇몇 업체는 현재 이른 응답 시간을 보장하는 다결정 실리콘(p-si) LC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수동 매트릭스 기반의 스크린은 종종 응답속도가 100㎳ 이상으로 나오는 반면 기존의 a-si 능동 매트릭스형은 40∼75㎳의 범위로 나온다. p-si와 여타의 새로운 LCD 기술은 현재 25㎳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특히 동영상 비디오와 관련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비디오는 어떤 화면에서도 재생이 가능하지만 응답 속도가 느릴 경우 영상이 손상되거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현상은 응답 속도가 느릴수록 더 심화된다.

 p-si 기술은 기존 a-si에 비해 고해상도를 보장하고, 패널 자체에 구동 회로를 통합할 수 있는 중요한 발전 양상을 보여준다(이 구동 회로가 각 픽셀이 동작할 수 있는 전류를 흘려준다). 이 두가지 이점은 p-si가 이동 속도를 높이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이동 속도가 높으면 트렌지스터를 더 빠르게 동작시킬 수 있으며 더 작게 만들 수도 있다. 각 픽셀이 작아지게 되면 더 많은 픽셀이 동일 면적에 적용될 수 있으므로 해상도가 높아지게 된다.

 기본적으로 p-si LCD 공정 과정은 고온에서 결정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도시바와 같은 몇몇 제조 업체들이 저온 p-si(LTPS:Low-Temperature p-si)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제조 원가를 낮추고 대면적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면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샤프는 CG(Continuous Grain) 실리콘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타입의 결정 구조를 개발했으며, 이는 LTPS보다 더 높은 전기 이동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CG실리콘은 LTPS와 같이 구동 회로 통합을 통해 기존 a-si LCD보다 빠른 응답 속도를 보장하며 고해상도를 가능케 한다.

 LCD간 또 하나의 다른 점은 광원이다. 능동·수동형 모두 기존 투과 LCD는 자체 발광 소자가 아니기 때문에 패널 뒤에 백라이트를 필요로 한다. 이 방식에는 야외에서의 가독성이 떨어지고 전력 소모량이 많다는 단점이 따른다.

 그 결과 새로운 패널들은 리플렉티브(reflective)나 트래스플렉티브(transflective)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이 패널은 액정층 위에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ambient light·주변 빛)나 측면 램프가 액정층 아래 있는 거울과 같은 층에 비치게 되고 이 빛이 액정층을 지나면서 상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샤프의 발달된 TFT 기술을 앰비언트 라이트만 사용하는 HR(Highly Reflective) TFT와 결합해 실내외 상관없이 백라이트가 동일하게 고휘도를 지원한다.

 트랜스플렉티브 기기는 실외에서는 앰비언트 라이트를 반사하고 실내에서는 백라이트를 투과하는 반투과성 거울과 같은 층을 이용하는 기존의 방식과 리플렉티브 스크린 방식 중 일부를 병합시킨 것이다.

 ◇사용 실태=미국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휴대전화와 팜 OS 기반의 기기들은 단순한 흑백 수동 매트릭스형 기술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백라이트 없이(혹은 실제 기기가 사용하는 측면 램프 없이) 스크린을 볼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스크린은 실내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는 백라이트를 수동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옵션 기능이 있다.

 컬러 PDA는 수동과 능동 매트릭스 기술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팜의 신모델 ‘M505’와 소니의 ‘클리에 PEG-N700C’의 경우는 리플렉티브 TFT를 쓰고 있으며, 이는 실내나 햇빛 아래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반면에 포켓 PC 계열의 HP ‘조나다 500’ 시리즈는 실내에서는 잘 보이지만 실외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수동 매트릭스형 컬러 스크린을 사용한다.

 아시아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휴대전화는 다양한 종류의 기술을 채택한 비교적 큰(2인치) 컬러 화면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상 소형 컬러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기술 개발은 일본의 유명한 i모드와 같이 멀티미디어 사용이 가능한 컬러 휴대전화의 성장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i모드로는 현재 간단한 컬러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으며, 앞으로는 3G 기술로 동영상 비디오 재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소형 디스플레이에서도 빠른 응답 속도, 고휘도, 고해상도, 컬러 지원 문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 기술=핸드헬드분야에서는 LCD가 스크린과 관련된 모든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없다. 업체들의 고해상도, 컬러 지원, 빠른 응답 속도, 대조비, 배터리 수명, 제조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은 대체 기술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IDC는 컬러 디스플레이와 콜레스테릭(cholesteric) 디스플레이에서 유기 EL을 가장 유력한 대체 기술로 보고 있다. 실제 필립스가 출자한 E-Ink에서 흑백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언뜻 봤을 때 유기 EL은 LCD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상을 만드는 데 적용되는 기술이 다르다. 유기 EL의 경우는 유기 화합물로 불리는 특수 전극 기반의 화학 물질로 전압이 인가되면 발광한다. 따라서 유기 EL은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게 되며, 여기서 LCD보다 전력 소모량이나 부피면에서 강점을 지니게 된다. 게다가 유기 EL은 화학 작용에 의해 기본 컬러가 방출되기 때문에 따로 컬러 필터를 쓸 필요가 없다. 반응 시간도 빨라서 마이크로 세컨드로 측정되며, 이는 LCD보다 1000배나 빠른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기 EL은 자체 발광소자이기 때문에 편광 필터가 필요 없고 따라서 휘도가 높고 시야각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커다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LCD와의 유사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유기 EL은 각 픽셀을 활동시키기 위해 전자 후면이 필요하며, 이는 LCD와 마찬가지로 능동·수동 매트릭스를 사용한다. 또한 LCD와 같이 수동 매트릭스는 비용면에서 강점을 가지는 반면 능동 매트릭스는 동영상과 여타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적합하다.

 그러나 유기 EL이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 먼저 유기 EL의 발광소자는 시간적으로 유한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청색을 만들어내는 성분의 감소 속도가 다른 성분에 비해 빠른데, 연구진들은 전면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이 성분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개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고휘도를 구현하는 데 소모되는 전력량이 만만치 않아 배터리를 이용하는 모바일 기기에는 조금 무리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많은 회사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달리고 있어서 2003년 안에는 이 문제를 극복하고 유기 EL이 핸드헬드 기기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체 기술은 콜레스테릭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것은 전원이 꺼진 후에도 계속 상을 간직하는 것으로, 전자수첩 같은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달력과 같은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그 내용을 자주 수정하지 않기 때문에 배터리를 적게 소모한다. 만일 단말기만 잘 고안한다면 내용을 작성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장 전력 소모량이 많은 스크린 전압을 차단해 전체적으로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개념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중의 하나가 바로 전자 잉크다. E-Ink는 기존 종이와 같이 외양에 몇 번이고 지웠다 쓰는 것이 가능한 기술을 고안했다. 이는 전자 디스플레이에 특수 잉크를 코팅한 것으로, 이 잉크는 청색 물감과 양전하를 포함한 흰색 색소의 작은 알갱이로 가득 차 있는 수 백만 마이크로 캡슐로 이루어졌다. 현재 이 기술은 흑백 화면만 지원하고 있으나 이론상으로 컬러 화면도 개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망=소형 디스플레이 기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들의 최종 목적은 고해상도·고휘도를 가지고 어떤 밝기에서도 최소 전력을 소모하며 비디오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개발이다. 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각 분야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이 핸드헬드의 디자인·로드맵·판매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IDC는 LCD가 향후 몇 년간 핸드헬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CD는 전력소모·휘도·응답시간에서의 몇 가지 중대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는 개발을 통해 이런 단점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 IDC는 또 리플렉티브 LCD가 고품질·저전력으로 대변되는 차세대 핸드헬드 디스플레이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외에도 핸드헬드에서 더 많은 웹 콘텐츠를 보고 더 많은 정보를 열람하고자 하는 요구가 늘어나면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LTPS·CG실리콘과 같은 액정 화면에서의 발전 형태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LCD는 풀 컬러 유기 EL과 저비용의 흑백 콜레스테릭 디스플레이로부터 심각한 도전을 받을 것이다. 이 두 기술은 전면적인 생산과 핸드헬드의 적용 전에 여러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개발이 계속돼야 할 것이며, 2002년 전에는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리라고 보인다. IDC는 2003년에는 앞에서 언급했던 신기술들이 적용된 상품이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현녕 과장 한국IDC eoh@idca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