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 미 통신장비·서비스 업체 경영압박

 최근 경제불황으로 미국 통신장비와 서비스 업체들의 경영성적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지난 9월 테러사건으로 한 때 휴대폰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등 반짝 호황을 누렸던 회사도 있지만 경제불황의 골이 너무 깊어 큰 도움이 안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http://www.reuters.com)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연속 3분기 적자를 기록한 모토로라(http://www.motorola.com)는 올해 30년 만에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며 퀘스트커뮤니케이션, 글로벌크로싱 등 장비업체들도 잇달아 실적악화를 경고했다. 또 버리이존(시내전화)과 스프린트, AT&T(장거리 전화) 등 통신 사업자들이 잇달아 올해 목표를 낮춰 잡아야할 만큼 통신업체들의 경영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9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모토로라는 최근 몇년 동안 판매자 금융(벤더 파이낸싱)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대손 처리한 데다가 감원비용 등으로 3분기 적자가 14억1000만달러, 주당 0.6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모토로라의 순이익은 5억3100만달러, 주당 0.23달러였다. 이 회사는 4분기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한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손실을 낼 것으로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모토로라는 터키 휴대폰 회사인 텔심에 제공한 20억달러 규모의 벤더 파이낸싱 가운데 13억달러를 대손 처리했다. 이 특별손실을 제외할 경우 3분기 손실 규모가 1억5300만 달러, 주당 0.07달러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는 퍼스트콜이 집계한 월가의 평균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모토로라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2%나 감소한 74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 분기에 기록한 75억20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편 최근 실적악화를 경고한 AT&T의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주당 38센트의 10분의 1에 불과한 4센트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버라이존도 지난 9월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 때 수만개 기업과 가정을 연결하는 통신회선이 파괴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며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