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테러청문회 사이버보안 `성토장`

 미 의회 과학위원회가 테러 참사와 관련해 실시한 청문회가 연방정부의 보안 대책을 질타하는 성토의 장이 됐다.

 MSNBC,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보안 관련 전문가들은 앞다퉈 정부의 보안 대책 미비로 자국의 주요 인프라가 테러에 무방비 상태였다고 지적하고 대책 마련에 서둘러 나설 것을 주문했다.

 국립공학아카데미(NAE)의 회장이며 버지니아대 교수이기도 한 윌리엄 울프는 약식설문 결과를 인용해 “23개 대학에서 정보보안을 위해 마련한 기금이 교수당 평균 10만5000달러이며 전국적으로 사이버 보안을 연구하는 교수가 200명 미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이버보안 연구가 여전히 60년대 메인프레임을 위해 개발됐던 파이어월에만 매달리고 있으며 이는 내부 공격이나 서비스 거부 공격에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울프 회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하나의 보안 장치가 공격을 받더라도 전체 네트워크 사용에 지장이 없도록 보안요소를 분산시킬 것을 주문했다.

 버듀대학의 컴퓨터과학과 교수인 유진 스패포드는 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연방당국의 지난 회계연도 정보기술 연구지원금이 13억달러나 되지만 이중 극히 일부만이 보안분야에 투입됐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그는 또 컴퓨터시스템이 보안은 제쳐두고 속도와 가격만을 고려해 설계되어 태생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위원장인 셔우트 뵐러트(공화당·뉴욕)는 “컴퓨터 네트워크가 범죄와 테러 공격에 취약하지만 보안에 대한 연구와 개발은 지지부진하다”며 유진 스패포드 교수의 지적에 대해 동의하고 다음주에 개최될 2차 청문회 이후 관련법안을 발표할 것임을 밝혔다.

 학계뿐 아니라 업계 전문가들도 미국의 보안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했다.

 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의 부사장인 테리 벤젤은 △테러와 함께 통신시스템에 타격을 주어 구조와 복구 노력을 저지 △맨해튼 식수공급 모니터링시스템의 손상 △북동부 회랑지역의 전력시스템 중단 △항공교통통제네트워크 공격으로 인한 비행기 항로 추적 봉쇄 등과 같은 가능한 테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녀는 전력, 천연가스, 원유생산 및 보급, 통신, 수송, 식수공급, 은행·금융·응급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컴퓨터네트워크가 핵심이 됐으며 대부분의 시나리오가 물리적 공격과 사이버 공격이 조합돼 지역적, 국가적, 세계적 규모의 시스템 붕괴를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벤젤 부사장은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새로 창설되는 본국보안사무소(Homeland Security)가 테러리즘에 대항해 컴퓨터 보안 분야의 국가방어를 맡아줄 것과 연방당국이 보다 많은 연구자금을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