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인터넷 잡화서비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웹밴·코스모닷컴 등 미국의 동종 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는 등 곤란을 겪는 것과 달리 유럽의 인터넷 잡화점들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인터넷 잡화점은 ‘한물 간’ 산업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온라인 식음료 잡화서비스들이 붕괴되고 파산직전으로 몰리면서 수익모델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 흐름은 유럽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유럽 온라인 소매상들은 평범한 데서 진리를 찾았다. 남과 다른 아이템으로 틈새시장을 파고 든 것.
이들은 온라인 식음료 소매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비싼 와인 등 고급 상품, 음식, 기능식 등에 주력했다. 그 결과, 높은 이윤을 취할 수 있었고 배달에 따른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상쇄시킬 수 있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소매에서 성공을 거둔 회사로는 영국의 테스코닷컴(Tesco.com)이 대표적. 이 회사는 240개 점포에서 주당 7만개의 아이템을 주문받고 있다. 연매출은 29억∼43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밖에 제이세인즈베리도 테스코닷컴의 뒤를 쫓고 있다. 잡화서비스는 시장 성장여지가 높다는 데서 업체들의 참여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는 세계 온라인 식음료 시장이 향후 4년동안 연평균 80%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005년 유럽시장은 2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국시장만 92억달러 규모이고 미국을 포함할 경우 인터넷 식음료 시장 규모는 55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예측에는 몇가지 전제가 있다.
우선 인터넷이 한층 더 활성화돼 유력한 유통채널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또 휴대폰을 비롯한 정보통신 품목들과 DVD·CD·게임 등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도 뒤따라야 한다. 또 온라인 잡화상들은 현재 식음료 정보를 찾기 위해 접속하는 네티즌들을 구매자로 전환시켜야 한다.
데이터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네티즌들의 단지 1%만이 온라인을 이용해 음식을 샀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스웨덴에서도 2%였고 영국에서조차 5%에 그쳤다.
다만 유럽지역에서 20%에 가까운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있다는 점이 위로가 된다. 이들이 구매에 나설 경우 시장 성장은 명약관화다.
특히 미국 온라인 구매자 전형이 35∼44세의 백인 여성 주부로 10대 아이가 있고 수입은 연 5만∼8만달러 정도인데 반해 유럽은 35세 이하의 평균 남성이 주를 이룬다. 개척여지가 큰 시장이 무궁무진하게 남아있는 셈이다.
유럽 인터넷 잡화점들의 향후 성장 폭은 ‘중년 여성 잡기’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