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EMC 합병설 시선

 HP와 컴팩에 이어 또 하나의 메가톤급 합병이 이루어질까.

 15일 외신에 따르면 세계최대 스토리지 업체인 EMC와 IBM의 합병설이 지난 수주간 불거져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록 소수지만 양사 합병을 주장하는 애널리스트들은 EMC가 경기침체의 파고를 스토리지 하나로만 헤쳐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하며 IBM과의 합병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17일 발표되는 EMC의 3분기 결산에서 이 회사는 11년만에 처음으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당사자인 IBM과 EMC 양측은 합병 협상 루머에 대해 답변(코멘트)하지 않고 있다.

 ◇합병 찬성 측=최근 애버딘 그룹은 EMC와 IBM의 합병이 기업 고객, 주주, 종업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준다며 양사 합병이 임박했다는 보고서를 마련했다. 보스턴 소재 이 회사 최고경영자 톰 윌모트는 “양사 내부 정보는 없지만 IBM과 EMC 합병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양사가 합병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리고 이미 우리 기업 고객들에 이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사람들은 이번 딜(합병)이 IBM과 EMC 모두에 도움이 되는 윈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IBM은 수백만달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구성된 세계최대 스토리지업체인 EMC의 ‘시메트릭스’ 제품군에 접근할 수 있으며 또 스토리지 제품과 네트워킹 제품·소프트웨어 등과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EMC에도 합병은 이러한 과정을 단순화해주기 때문에 이득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IBM의 막대한 자금 동원력도 12달러선에 거래되며 올들어 주가가 80%나 하락한 EMC에는 매력적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가능성 없다 측=하지만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일부의 희망 사항일 뿐”이라며 양사 합병설을 일축하고 있는데 이들은 IBM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합병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EMC는 전세계에 2만3600명의 직원을 가지고 있느며 시장가치가 270억달러에 달한다. 합병 가능성에 회의를 보이는 애널리스트들은 98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는 IBM이 EMC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2억9500만주를 발행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합병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양사는 지난 수년간 심하게 대립,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최근 보스턴 콘퍼런스에서도 EMC 최고경영자 조 투씨가 IBM의 스토리지 샤크를 맥도널드의 햄버거에 비교하며 폄하했으며 이 소식을 들은 IBM도 격분하며 EMC를 맹공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EMC 경영진들이 전문 업체에 강한 애착을 가진 것도 IBM과의 합병을 어렵게 한다고 말하며 EMC가 합병 보다는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쪽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개척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EMC는 델과 제품 판매 협상을 진행중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4월에는 소니와 제품 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