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브루` 앞세워 2차 한국공략 시동거나

 “퀄컴이 브루(BREW)라는 무선 인터넷 플랫폼을 앞세워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칩에 이어 국내 무선인터넷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IMT2000사업관리단 한기철 박사)

 “세계시장을 목표로 개발된 브루가 한국의 무선 인터넷 콘텐츠업체에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유용한 툴(tool)이 될 것이다.”(한국퀄컴 이철성 차장)

 우리기업들과 미국 퀄컴(http://www.qualcomm.com) 간의 CDMA 로열티 재협상 열기가 퀄컴의 차세대 핵심 수익모델인 브루로 옮겨졌다. 퀄컴이 브루를 통해 한국기업들에 대한 기술지배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반론이 맞닥뜨린 것이다.

 특히 KTF와 퀄컴이 이달 중으로 브루사용료(라이선스료)에 대한 모종의 결론을 내릴 전망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이철성 차장은 “아직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지만 대략 자바(JAVA)가 이동전화단말기 한 대당 1달러 정도의 사용료를 과금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저작권이 보호되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기철 박사는 “PC의 윈도처럼 브루를 휴대폰 운용체계로서 한번 채용하면 계속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고 못박는다. 그는 또 “국내에 유사 제품이 있을 뿐 아니라 표준 플랫폼을 개발중인데 KTF가 브루 도입을 서두른다”며 “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단 퀄컴의 브루 세계화 1차 목표는 한국에서 실현되지 않게 됐다. 퀄컴은 당초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에 대형 서버를 구축하고 브루를 통해 송수신되는 모든 무선 인터넷 콘텐츠에 대해 인증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이같은 퀄컴의 목표가 CDMA 기술과 칩에 이은 무선인터넷 독점의도로 이해되면서 한국정부(정보통신부)와 기업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이에 퀄컴은 무선인터넷 콘텐츠 저장 및 관리권한을 KTF에 넘기고 브루와 함께 관련 서버까지 일괄 납품했다. 따라서 제품(단말기)당 사용료 과금체계가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퀄컴측은 “브루가 궁극적으로 세계 무선인터넷 시장확대와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한다”며 “특히 cdma2000 1x를 도입한 한국에서 양질의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공급하는 해결책이 될 것”으로 강조한다. 그러나 “브루를 이동통신분야의 윈도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순수 국내기술로 무선 인터넷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는 통신 및 벤처업계의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과연 브루가 차세대 이동통신 시험장인 한국에서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