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내용이 연일 신문지상을 오르고 있다.
세계 경기의 침체로 가뜩이나 해외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미국내 테러 사태에 따른 전쟁 발발로 수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국내 수출 전문가들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 IT산업의 침체를 꼽고 있다. 나는 이 지적이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며 동의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 기업들의 상품 경쟁력에서 더욱 그 원인을 찾고 싶다. 왜냐 하면, 보다 근본적이고 중요한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 국내 기업들이 수출 부진의 이유를 자체적이고 내부적인 데서가 아니라, 외부적인 상황에서 찾는다면 그런 만큼 향후 경쟁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예컨대 최근 한 민간경제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한 금액은 17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억8000만달러가 줄었다. 우리는 이를 미국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이 기간 중 미국이 해외에서 수입한 금액은 지난해에 비해 0.6% 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경제가 불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감소한 게 아니라 미국시장을 다른 국가들에 빼앗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이 기간 중 한국 상품은 가격경쟁력이 하락하면서 반도체는 말레이시아에, 컴퓨터는 멕시코와 중국 등에 시장을 빼앗겼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의 대미 수출 상위 7개 품목 가운데 철강과 자동차를 제외한 5대 품목은 미국의 수입 자체가 지난해보다 줄어 경기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에 수출 상품이 몰려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5년동안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꾸준히 늘었으나 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은 한 해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놓고 볼 때 미국 등 세계 경기가 살아나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력 상품 구성을 다시 짜야할 때라고 본다. 경쟁력을 기르는 것은 좋은 상품을 만들고 수출을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세우는 것이지, 외부의 탓으로만 돌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
김상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