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실리콘밸리의 근로자가 지난해 금융 메카인 뉴욕 맨해튼의 근로자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 임금 순위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던 맨해튼 자치구 뉴욕 카운티가 지난해 처음으로 실리콘밸리의 중심인 샌타클래라 카운티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새너제이지역의 도시 근로자 역시 97년 이후 뉴욕시 인근 8개 카운티를 포함한 뉴욕 도시지역 근로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추세가 올해에도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샌타클래라 카운티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지난해의 호황 덕분에 99년 1만4949달러에서 지난해 7만6076달러로 급증해 미국 전체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최대의 금융중심지 맨해튼은 99년보다 5321달러가 많은 7만1115달러를 챙겨 2위로 내려앉았다. 이어 실리콘밸리의 산 마테오 카운티가 전년보다 1만5521달러가 많은 6만6943달러로 3위, 샌프란시스코 카운티는 6273달러가 증가한 5만7626달러로 6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에대해 캘리포니아경제연구센터(ccsce.com)의 스티븐 레비 소장은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실리콘밸리의 임금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임금 증가율에서도 산 마테오가 30.2%로 1위를, 샌타클래라가 24.5%로 2위를 차지한데서도 잘 나타난다. 3위는 19.5%를 기록한 미국 동부의 뉴저지모리스 카운티에 돌아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그동안 지속된 인터넷 업계의 호황이 현 시점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고임금 근로자를 양산했다고 분석, 실리콘밸리의 고임금 행진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컬래버러티브 이코노믹스(coecon.com)의 더그 헨튼 분석가는 “닷컴 열풍에는 분명히 거품이 있었다”며 “내년부터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실리콘밸리와 맨해튼의 경기가 현재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 두 지역간 임금 순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특히 샌타클래라 카운티에서는 첨단기술 제품의 판매 급감으로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임금 인상이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지역 근로자는 임금에 스톡옵션이 포함돼 있어 주식시장의 향배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분석가들은 실업률 급증,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샌타클래라지역 근로자의 올 평균 임금수준은 잘해야 지난해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맨해튼 경제 역시 기술 집중도에서는 실리콘밸리에 미치지 못하지만 금융계 근로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실리콘밸리와 비슷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자살테러공격은 맨해튼 경제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실리콘밸리나 맨해튼 모두 올해와 내년 임금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케이박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