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온라인구직업체 어렵다

 [iBiztoday.com=본지특약] 네덜란드의 출판사 VNU(vnu.com)와 직업소개소 랜드스태드(randstadstaffing.com)는 지난해 구인사업에 공동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인력알선사업은 놓쳐서는 안될 유망한 인터넷사업으로 꼽혔다. 양사는 그러나 합작사인 뉴먼데이(newmonday.com)의 웹사이트를 다음달 폐쇄하고 100명 가량을 정리해고한다고 밝혔다.

 뉴먼데이의 몰락은 요즘 닷컴업계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있는 실패사례의 재판이다. 적자를 내는 벤처기업에 돈줄을 대겠다는 투자가가 나서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VNU의 브린 버크노 사장은 “이 바닥에서 더 버티려면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지만 늘어난 경비를 감당할 만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컴퓨팅’과 ‘어카운턴시에이지’라는 잡지를 발행하는 VNU는 자사의 안내광고를 웹사이트에 띄우기 위해 뉴먼데이의 일부 사업부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VNU는 이를 통해 현재의 구인사이트를 회계사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위한 취업안내 서비스로 전환,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온라인 구인사이트는 다른 닷컴에 비해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됐었다. 분석가들은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인터넷에 구인광고를 내는 유럽의 기업체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최소한 6개 가량의 구인업체 정도는 수용할 만한 시장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했었다.

 그러나 경기퇴조로 감원이 속출하면서 빈자리는 어디론가 증발했고, 이로 인해 구인업체들과 구인광고업체들은 온라인·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모두 궁지에 몰리게 됐다.

 유럽 전역을 상대로 직업을 알선하는 설립 5년차의 스텝스톤(stepstone.no)과 독일의 경쟁업체 잡파일럿(jobpilot.de)도 감원을 단행했다. 스텝스톤은 추가 자금유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력감축을 비롯한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런던 모건스탠리딘위터(morganstanley.com)의 사라 사이먼스 분석가는 첫 구조조정기에 들어간 유럽의 구인업계에서 앞으로 기업합병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주 수입원인 취업정보 리스팅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량 감원이 일상적인 일이 되면서 일자리 광고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 예로 스텝스톤의 2분기 매출액은 1710만유로(약 1521만달러)로 전분기와 대비해 100만유로나 떨어졌다. 물론 일자리 리스팅이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스텝스톤의 밥 그레고리 대변인은 전략적 투자에 관해 여러 경쟁사들과 논의를 가졌다고 밝히고 이 중에는 뉴욕 TMP월드와이드(tmp.com)가 소유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직장알선업체 몬스터닷컴(monster.com)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그레고리 대변인은 11월 1일 3분기 실적공고 후 외부 투자업체에 대한 발표가 나갈지 모른다고 말해 몬스터닷컴과의 합병논의가 깊숙이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몬스터닷컴의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앤드류 윌킨슨 전무는 “기업인수는 분명히 있겠지만 현재 진행중인 협의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몬스터닷컴이라 해서 불경기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이 회사 역시 이달초 인력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올여름 스칸디나비안 잡라인닷컴(jobline.org)과 미국의 라이벌 업체인 핫잡스닷컴 (hotjobs.co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모두 5억7500만달러를 사용했기 때문에 덩치가 큰 회사를 추가로 인수할 만한 자금력이 없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