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MP3 CD 상품화 절실

  ◆레녹스 정석주 상무 sjc@lenoxx.co.kr

 

 최근 디지털가전 시장에서는 기존 휴대형 CD플레이어에서 MP3파일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한 MP3 CD플레이어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반 휴대형 CD플레이어처럼 오디오CD를 재생할 수 있으면서 MP3 파일을 100여곡 이상 담은 MP3 CD도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는 것이 인기의 이유. 더구나 MP3파일의 곡제목을 LCD화면을 통해 보여주고 원하는 곡의 검색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신세대들의 음악감상 패턴과도 딱 들어맞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는 30여가지가 넘는 모델들이 춘추전국 양상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신규로 시장진입을 채비하고 있는 곳들도 적지 않다.

 국내 시장만 들끓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일반 카세트 플레이어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오디오 전문가들도 조만간 CD플레이어 시장이 MP3 CD플레이어 시장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컴포넌트 오디오에도 MP3 CD가 재생가능한 CD드라이브가 대거 채택될 조짐인 것을 보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CD플레이어 종주국인 일본도 본격 출시 채비를 하고 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일본의 주요 오디오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준다면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판매된 물량을 집계해 보면 한국 20만대, 미국 40만대, 남미와 북미 15만대, 유럽 10만대, 기타 지역 15만대 정도로 적게 잡아도 연말까지 총 100만대는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밝은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돼 시장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까지는 소비자들이 자급자족 형태로 수급한 음악파일로 만들어진 MP3 CD가 콘텐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MP3 CD플레이어의 대중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최근 다양한 가수의 노래를 테마별로 묶어 5∼10장씩의 컴필레이션 음반이 대거 선보이는 것처럼 이들 노래를 MP3 CD로도 제작해 판매한다면 상당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까. 여기에 뮤직비디오까지 넣어준다면 상품성은 배가될 것이다.

 음반업계가 이점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매출부진의 책임을 MP3파일에 모두 전가하면서 이동통신서비스업체에는 콘텐츠를 열심히 제공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이밖에도 어학 등 학습 데이터와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각종 오디오북 등도 MP3 CD로 제작 판매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다.

 물론 MP3 CD플레이어 자체가 고급화·안정화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아직까지 디자인도 투박하고 두꺼운데다 무게도 만만치 않다. 연속재생시간이나 충격방지기능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멀티 코덱기능도 아직까지는 미흡하다.

 그러나 CD만큼 저렴하고 대중적이며 대용량의 미디어는 아직까지 없고 MP3파일이든 어떤 것이든 압축률이 뛰어난 디지털파일을 수용하는 것은 CD플레이어의 필연적 방향이므로 MP3 CD플레이어 시장 확대는 현재의 몇몇 개발업체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MP3 CD플레이어를 통해 파생되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관련업체들끼리 협력할 여지도 많고 사업화의 길로 넓다.

 거대자본과 마케팅력을 갖춘 외국기업들이 국내 시장 침투를 본격화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모두가 뭉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