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OADM 장비 구매 입찰 `절반의 성공`

 ‘한국통신 입찰제도의 허점 노출’ ‘전송장비 가격인하경쟁 가속화’

 이는 지난 1일 노텔네트웍스를 장비공급 업체로 선정, 막을 내린 한국통신의 OADM장비 구매입찰이 남긴 결과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번 입찰의 참가자격을 ‘기존에 국내외 통신사업자에게 동급 이상의 제품을 납품한 실적이 있는 업체’로 제한했던 한국통신은 이같은 엄격한 입찰참여 제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참가자격을 제대로 심사할 수 있는 방안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통신은 안정성이 확보된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기존에 동급 이상 제품의 공급실적이 있는 업체로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했으나 입찰참여 업체가 제출한 ‘공급실적 증명서’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이 장비업체가 제출한 공급실적 증명서를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공증작업을 거쳐 제출된 서류는 관행상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는 한국통신 조달본부 관계자의 말은 이같은 지적이 결코 빈말이 아님을 증명한다.

 이로 인해 이번 입찰과정에서는 노텔네트웍스가 제출한 공급실적 증명서의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입찰참여 업체간 논란이 벌어지는 결과까지 초래돼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번 입찰은 또 다른 측면에서 광전송장비의 가격인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당초 한국통신은 이번 장비도입을 위해 40억원 이상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실제 장비도입 가격은 25억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업체간 가격인하경쟁에 힘입어 설비투자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최저가입찰제 방식으로 인한 가격인하경쟁이 장비공급 업체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가격이 그동안 비싼 가격탓에 광전송장비 도입을 주저했던 통신사업자와 기업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함으로써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하락 가속화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번 입찰에서 노텔보다 다소 비싼 가격을 제시, 수주권 획득에 실패한 ONI시스템즈코리아의 윤재동 사장조차도 “최근의 가격인하 경쟁은 광전송장비의 수요를 크게 늘리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며 “최근 장비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짐에 따라 내년에는 경기만 다소 호전된다면 광전송장비를 비롯해 무선랜과 메트로 네트워크 장비 등 차세대 제품에 대한 시장이 점차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등 최근의 장비가격하락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