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MS 소송 밸리 반응 다양

 [iBiztoday.com=본지특약] 미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com)가 내놓은 법정밖 합의안에 대해 실리콘밸리의 대기업들은 거의 모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으나 이 지역의 반독점 전문가들은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표시한 몇 안되는 실리콘밸리 기업의 하나가 선마이크로시스템스(sun.com)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마이클 모리스 수석 부사장은 “MS의 하수인이 아니라면 이처럼 괴상하고 두서도 없으며 우스꽝스런 합의안을 결코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도 너무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번 합의안에 대해 “벌을 받아 마땅한 MS의 손목을 오히려 가볍게 애무하는 식의 결정”이라며 “합의안에는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행정부가 부담한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소송 비용을 MS가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조차 없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는 대조적으로 오라클(oracle.com), 휴렛패커드(hp.com), 야후(yahoo.com)는 모두 쥐죽은 듯 침묵을 지켜 이들 업체들과 MS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자아냈다. 넷스케이프(netscape.com) 등 MS의 경쟁업체들이 대거 포진한 베이 지역은 지금까지 MS에 적대적인 지역으로 간주돼 왔었다.

 베이 지역밖에 위치한 몇몇 기업들도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발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시애틀에 있는 리얼네트웍스(realnetworks.com)의 켈리 조 맥아더 수석 부사장은 “양측의 화해안은 MS에 지나치게 관대한 내용을 담고있다”고 지적했다. 맥아더 부사장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MS의 불법적인 독점행위를 종식시키는 일이 물거품 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양측의 합의에 상관없이 소비자 권리와 시장 경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주정부 법무장관들에게 지지의 뜻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베이지역에 근무하면서 MS 반독점 소송에 관여했던 반독점 전문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이들의 반응은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는 다소 긍정적인 반응에서부터 ‘농담일 것’이라는 최악의 평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인터넷 전문가인 스탠퍼드대학의 로렌스 레시그 교수는 “시장원리를 이용해 MS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목표는 바람직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아무런 실권도 없는 기술위원회를 통해 합의 내용의 준수 여부를 감시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미 법부무 최고의 반독점 전문가로 활약하다 은퇴한 리처드 길버트 변호사는 아직도 합의안에 추가될 내용이 많다며 “그러나 이 합의안이 MS에 대한 제재효과가 전무한 엉터리 내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MS에 대한 분할 시도는 물건너 갔으며 합의안에 경영권 박탈 등과 같은 조치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경영권 박탈을 제외하면 과연 어떤 조치가 더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해 이 정도 수준에서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