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연구개발에 쏟아붓는 정열은 첨단기술기업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해마다 매출액의 8∼10%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세계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4억달러 정도를 연구개발에 쏟아넣었다.
특히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연구소 단지내에 위치한 모토로라 물리과학연구소(PSRL:Physical Sciences Research Laboratories)는 얼마전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개발, 세간의 관심을 한데 모은 곳이다. 모토로라 본사에 위치한 중앙연구소와 함께 연구기능의 양대축을 이루고 있는 이곳 연구소에선 실리콘 기술의 우수성과 III-V 그룹으로 알려진 고성능 반도체 복합체의 높은 속도, 그리고 광기능을 결합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첨단 애플리케이션 개발에서 난제로 여겨졌던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최근에는 D램과 S램, 플래시메모리, 롬 등을 모두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메모리 칩으로 인식되고 있는 MRAM(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MRAM 개발책임자인 세이드 테라니 박사는 “MRAM기술은 모토로라가 반도체 시스템 분야에서 보다 신뢰성있고 가격경쟁력있는 제품을 공급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는 2003년에 샘플개발을 완료하고 2004년에 양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MRAM은 하니웰이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모토로라는 지난 95년부터 MRAM의 개발에 착수, 현재 전세계 기업 중에서 가장 많은 51개의 주요 특허를 획득해놓고 있다.
휴대형 통신기기 등의 배터리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는 스위치 오프 제품과 MEMS(Micro Electro-Mechanical Systems)의 개발도 이 곳 PSRL에서 개발중인 핵심기술의 하나다. 3세대 휴대폰용 MEMS는 이미 개발 완료한 상태다. 또 재료공학 연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면서, 생명공학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에도 깊숙히 들어가 있다. 특히 마이크로 유동체 기술을 모토로라의 생명과학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들은 제네틱 메디슨의 영역에 혁명적인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보다 싼 가격의 효율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의 상용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PSRL은 이를 위해 전세계 100여개 주요 대학연구진과 연구개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기초기술 습득과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뉴멕시코의 로스 알모스와 프랑스 파리의 부설연구소가 PSRL의 뒤를 받치고 있다.
<템피(애리조나주)=이윤재기자 yj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