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테러와 전쟁이 정보기술(IT) 등 하이테크 상장기업들의 가장 큰 적자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미국 기업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10케이위저드닷컴(http://www.kwizard.com)은 최근 미국 상장기업들이 증권거래소(SEC http://www.sec.gov)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200여개사가 3분기 경영성적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테러를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PC업체인 컴팩(http://www.compaq.com)은 최근 SEC에 제출한 실적보고서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테러 사건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투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소비까지 얼어붙고 있다’며 ‘이에 따라 PC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HP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컴팩은 이 보고서에서 ‘특히 아프간 전쟁이 발발한 후 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조달하는 부품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테러와 전쟁에 따른 후유증이 가격경쟁보다 더 합병회사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스템통합(SI) 업체인 EDS(http://www.eds.com)도 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그동안 진행해오던 10여건의 신규 사업에 대한 상담이 최종 사인만 앞두고 있었는데 테러사건 발발과 함께 대부분 물거품이 됐다’고 밝혔다.
아마존(http://www.amazon.com)과 오라클(http://www.oracle.com)의 경우 “앞으로 테러와 전쟁이 물류비용 증가와 소비감축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4분기 이후 회사경영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IT업체들의 주장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최선의 경영성적을 내놓아야 하는 미국 IT 경영자들이 성난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묘책’으로 테러와 전쟁을 둘러대고 있다”며 그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유럽 7위 은행인 ABN AMRO(http://www.abnamro.com)의 IT분석가인 아더 뉴먼은 “특히 아마존의 경우 3분기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그동안 사업을 확장하면 할수록 수익이 나빠지는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라며 “만약 테러와 전쟁이 없었어도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은 최근 발표한 것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IT 기업들은 지난 99년에도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밀레니엄 버그’를, 또 올해 초에는 캘리포니아 주를 강타했던 전력부족 사태 등을 각각 경영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했던 전력이 있다”고 꼬집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