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업체 중국 투자

 세계 주요 통신 업체들이 대중국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스웨덴 에릭슨과 미국 모토로라는 최근 50억∼100억달러 규모의 대(對)중국 중장기 투자 방침을 각각 발표했다. 또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영국 보다폰은 베이징과 홍콩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중국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세계 1위 업체인 에릭슨은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앞으로 5년간 대중국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2배 많은 50억달러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CEO 커트 헬스트롬은 “아시아는 에릭슨에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이라며 중국 투자의 증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그나 백 부사장은 “중국은 세계 최대 이통시장이며 에릭슨 사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50억달러는 제품 개발·제조·판매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릭슨의 라이벌인 모토로라도 앞서 8일 향후 5년간 100억달러를 중국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94년 이 회사의 중국투자가 시작 된 이후 누계 투자액인 34억달러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이다.

 모토로라는 이 대형 투자로 중국 현지 생산규모도 지금의 2배인 1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세계적인 통신 업체들이 이 처럼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은 중국이 특히 이동통신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른 데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로 시장 팽창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가트너의 통신 담당 분석가인 버트랜드 비다우드는 “중국은 매력적이다”며 “다른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트너는 현재 전체 인구의 약 10%에 상당하는 1억2000만명의 휴대폰 가입자가 오는 2006년에는 인구의 26%인 3억4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또 중국뿐 아니라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가입자도 급증해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경우 올해 2배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보다폰은 9일(영국 시각) 베이징과 홍콩에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WTO 가입을 계기로 이 곳 사업을 한층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차이나모바일에 25억달러를 출자해 약 2%의 지분을 취득했다. 또 올 2월에는 차이나모바일과 임원의 상호파견 등 전략적인 업무제휴 계약도 체결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