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사람대신 물건끼리 사고 파는 조용한 EC솔루션 개발 한창

 【iBiztoday.com=본지특약】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액센추어 (구 앤더슨컨설팅·accenture.com)의 기술연구소가 최근 고안한 사무실 의자는 앉을 때 손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필요가 없다. 의자에 내장된 센서가 의자의 모든 동작을 척척 알아서 제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의자의 또 다른 임무는 의자를 사용하는 사람이 앉아 있는 시간을 모니터하는 것이다. 액센추어는 물론 의자 제조업체가 아니다. 이 의자는 가구 임대업자가 의자를 빌린 사람의 사용시간에 맞춰 비용을 부과할 수 있도록 시범적으로 개발한 가격 솔루션의 하나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액센추어의 소피아 앤티폴리스 기술연구소는 현재 ‘소리없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액센추어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솔루션 개발작업의 일환이다.

 이 회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든 물건에 센서와 무선장치만 부착하면 통신뿐 아니라 상거래까지도 가능한 시대를 꿈꾼다. 상거래를 할 때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필요도 없고 사람이 직접 나설 필요도 없는 날이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것이라는 말이다.

 액센추어의 제임스 홀 첨단 비즈니스 솔루션 실장은 “대부분의 전자상거래는 앞으로 5년내에 사람들 사이가 아니라 물건들 사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앞으로 무선장치 가격이 내리고 단돈 1센트까지 계산하는 소액 지불 시스템이 보급되면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페이 퍼 유스(pay per use)’ 방식가격제도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솔루션은 가구임대 사업에서 자동차 보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홀 실장은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제품 대신 서비스를 판매하는 상거래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한번에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 대신 사용량에 따라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예를 들어 자동차 보험의 경우 “자동차에 모니터 장치를 부착하면 운전자가 어느 위치에 앉아 있는지, 주행거리는 얼마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일당 또는 시간당 마일로 계산한 보험료 정보를 시시각각 보험사에 전송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며 “이런 방식은 개별적으로 따지면 보잘 것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누적되면 상당한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가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장치 가운데 하나가 인공지능을 갖춘 자동 쇼핑로봇 ‘바비’다. 이 로봇은 주인이 입력한 취향과 의류 제품에 입력된 제품설명을 대조해가며 주인 대신 옷을 구매하는 역할을 하도록 개발됐다.

 액센추어는 이 자동 쇼핑로봇이라는 개념을 산업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공장에서 부품이 떨어지면 알아서 부품을 발주하거나 지능창고를 세워 자동적으로 적절한 재고량을 유지하는 등 각종 용도에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홀 실장은 사람이 아닌 물건에 돈을 지출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종전보다 편리해지고 금전상으로도 상당한 인센티브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언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