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자사 무선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네스팟’을 위해 도입키로 한 인증 프로토콜 802.1x 대신 MAC 인증 방식이라는 다른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8월 네스팟(당시 가칭 메가패스스카이) 무선LAN장비 입찰시 업체들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선LAN 기존 규격인 802.11b 이외에 802.1x를 필수 규격으로 지원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한국통신은 당시 802.1x를 필수 규격으로 채택한 이유에 대해 “무선LAN의 아킬레스건인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적 대안”이었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 따르면 802.1x는 최근 MS가 출시한 윈도XP에 기본으로 탑재된 프로토콜로 윈도XP를 제외한 기존 OS(윈도2000·98·Me)를 사용하는 PC에서는 전혀 제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한국통신이 내년 3월부터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인 PDA(윈도CE)도 현재로서는 802.1x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다른 인증방식을 채택해야 할 형편이다.
한국통신은 윈도98 등에서 802.1x가 지원이 되지 않자 이 해결책으로 802.1x 인증방식(MD5) 대신 무선LAN MAC어드레스라는 고유 식별번호로 서비스 가입자 여부를 확인하는 인증방식(MAC방식)을 도입, 삼성전기 등 무선LAN 공급업체에 802.1x와 MAC 인증방식을 동시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한국통신이 사전에 이를 알았면서도 802.1x를 고집한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은 “윈도98, 윈도2000 등이 탑재된 PC에서도 802.1x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국내업체와 개발중”이며 “MAC방식은 한시적인 인증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3월에 제공할 예정인 PDA서비스에 대해서도 사전에 윈도CE에 802.1x를 지원할 수 있도록 보안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윈도XP 사용자는 아직까지 극소수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인증방식은 802.1x(MD5)가 아니라 MAC방식이나 다름없다”며 “이는 802.1x가 보안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었다는 한국통신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