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dma2000 1x와 일본 포마(FOMA)가 세계 이동통신 세대전환(2→3G) 선두주자로 등장, 차세대 이동통신 우열공방의 중심에 섰다.
일단은 서비스 범위, 가입자 수, 단말기 제품 수(라인업) 등에서 cdma2000 1x가 기선을 제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FOMA가 한발 앞선 고속데이터 송수신 능력으로 만만치 않은 태세다.
◇1회전, cdma2000 1x 우세=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대중화 물결을 탄 cdma2000 1x는 전국 광역시를 중심으로 최소 300만가입자가 16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즐기는 수준에 이르렀다. 단말기도 이미 40여 종류(사업자별 모델)가 시장에 나와 있다.
반면 FOMA는 서비스 영역이 도쿄 인근으로 한정돼 있고 가입자 수도 아직 1만명을 넘지 못한다. 단말기 종류도 3개에 불과하다. 이는 FOMA 상용서비스 시점이 지난 10월 1일이었던데서 비롯된 결과다. 그러나 일본의 2세대 무선인터넷(i모드) 이용자들은 FOMA의 비싼 사용료와 빈약한 콘텐츠로 인해 적극적인 구매의지를 내보이지 않는 추세다.
한국과 일본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구매할 때 주요 선택요소로 삼는 소형 경량화면에서도 cdma2000 1x와 FOMA는 격차가 있다. LG전자의 cdma2000 1x 컬러폴더는 크기 85.5×46.4×21.3㎜, 무게 96g인 반면 마쓰시타의 FOMA P2101V단말기는 크기 56×104×35㎜, 무게 150g이다. FOMA단말기가 국산에 비해 크기 2.4배, 무게 1.5배인 것이다.
물론 FOMA단말기의 육중한 외형은 26만여개 색상(cdma2000 1x는 256∼5만여개)을 구현하고 최대 384Kbps급 데이터 전송능력(cdma2000 1x는 최대 144Kbps)을 갖춘 결과다.
◇2회전, FOMA 반격=FOMA는 서비스 영역이 도쿄 인근(도심에서 반경 30㎞권)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최대 하향 384Kbps, 상향 64Kbps 패킷통신과 상하향 64Kbps 데이터통신을 제공한다. 리얼타임 동영상 통신도 실현했다. 성능면에서 cdma2000 1x보다 3세대 이동통신에 더욱 가까운 셈이다.
내년부터 서비스 영역도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되는데다 2세대 이동통신 무선 인터넷 성공모델인 ‘i모드’도 본격적으로 FOMA에 접목될 예정이다. 즉 휴대폰과 자동차전화 듀얼 네트워크서비스, 영상·음악배송서비스, 국제로밍서비스 등 첨단기능으로 무장한 FOMA의 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회전, 3세대 헤게모니 경쟁 점화=미국 넥스트웨이브텔레콤의 제임스 매드슨 수석부사장은 “(한국의) cdma2000 1x가 현재 이동시 70∼80Kbps, 정지시 100K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며 내년 중반까지 1x EV(EVolution) 업그레이드를 통해 평균 500∼600Kbps급 속도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NTT도코모의 FOMA네트워크는 내년 말까지도 실질적인 하향 데이터 전송속도가 384Kbps를 보장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제임스 매드슨의 주장이다.
제임스 매드슨의 시각은 cdma2000 1x로 기울어 있다. 그러나 2세대 주파수대역을 토대로 데이터 서비스 능력을 향상시킨 cdma2000 1x는 나름대로 한계를 가졌다. 3세대라기보다는 2.5세대 가까운 것이다.
따라서 KTF를 기점으로 서비스 도입이 시작된 cdma2000 1x EVDO, 내년에 등장할 EVDV의 3세대 성능 접근도에 따라 cdma2000 1x와 FOMA간 헤게모니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