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사업자들이 사실상의 단말기보조금 지급효과를 갖는 신용카드 적립포인트 활용프로그램을 마케팅에 적극 도입하고 나서 무선인터넷 등 신기술 활성화에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단말기보조금 지급금지법제화를 추진중인 정부도 SK텔레콤 등 이동전화사업자가 시행하고 있는 이번 신용카드 적립포인트를 활용한 단말기 교체 마케팅에 융통성있는 자세를 보여 주목된다.
◇현황=정통부는 그간 단말기보조금 지급을 원천적으로 봉쇄, 집중단속을 벌여왔다. 무선인터넷과 이동통신시장 활성화를 위해 ‘음성에서 데이터로 가입자 전환’이 필요하지만 단말기보조금 금지로 인해 단말기 업그레이드가 원천 봉쇄됐던 것이 사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자들은 앞다퉈 ‘모바일카드’를 들고 나왔다.
‘모바일 카드’는 포인트를 적립해 단말기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을 부담해주는 신종 마케팅 기법이다.
SK텔레콤(대표 표문수)은 삼성카드, LG카드, 외환카드, 한미은행, 하나은행, 비자캐시 등과 제휴를 맺고 실시중인 모네타 카드를 이달들어 적극 홍보하고 있다. 모네타 카드 포인트를 활용, 단말기 교체시 최대 15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컬러LCD 단말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 신형 단말기에 교체를 장려하고 있다.
LG텔레콤(대표 남용)도 LG카드와 함께 지난 8일부터 단말기 교체시 최대 30만원까지 비용을 대주는 M플러스 카드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KTF(대표 이용경)도 현재 모네타 카드, M플러스 카드 등과 거의 유사한 혜택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TFT)를 구성, 최근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으며 늦어도 이달 말 출시할 계획이다.
◇보조금이 아니라 대출금=이동전화사업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사업자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해주는 보조금과는 달리 신용카드사를 통해 단말기 구입자에게 36개월간 장기 대출해주는 형식이라고 강조한다. 보조금은 사업자가 신규가입자에게만 직접 지급하던 것으로 기존 가입자들은 기기변경시 활용할 수 없었으나 ‘모바일 카드’ 프로그램은 신규와 기기변경 모두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단말기 구입자는 우선 그동안 모아둔 OK캐쉬백 포인트, 카드사 적립 포인트 등을 현금으로 활용, 단말기 비용 중 15만원(SK텔레콤) 또는 30만원(LG텔레콤)까지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가 부족하거나 없을 경우에는 카드사로부터 비용을 대출을 받아 단말기를 구입하고 구입일부터 36개월간 카드 사용을 통해 쌓이는 포인트로 대체해 나가게 된다. 36개월 동안 대출금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적립하지 못한 단말기 구입자들은 마지막 달에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
사업자들과 카드사들은 단말기 구입자가 36개월 후 신용불량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소비자들이 적립 포인트를 보다 쉽게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부 입장=정통부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보조금과 유사한 형태인지를 조사중이다. 조사 내용은 사업자들로부터 카드사에 자금이 유입되거나 사업자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여부다. 위반사실이 없을 경우에는 적법한 행위로 간주, 크게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통부는 지난 16일 이동전화 사업자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보조금 금지 규정’에 어긋나지 않토록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통부는 이 프로그램이 본격화하기 전에 보조금 논란을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사업자간 ‘진흙탕 싸움’도 막는다는 생각이다.
◇전망=‘모바일 카드’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되면 단말기 구입자들은 최근 단말기 가격 인상분을 포인트 및 대출금을 활용해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사업자들의 경우 자사로부터 자금이 흘러들어가지 않게 돼 ‘보조금’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고 단말기 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신용카드사들은 카드 장기사용 고객을 확보하게되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보조금이 아닌 포인트 등을 통한 단말기 구매 혜택 프로그램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PDA, cdma2000 1x EVDO 단말기 등 신기술 단말기에 대한 구매 촉진 방안들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