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벤처투자가 사실상 동결된 상황에서도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광대역(브로드밴드) 무선통신 관련 분야에는 기술력만 인정되면 벤처캐피털은 물론 기관투자가들까지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조사회사 벤처리포터(http://www.venturereporter.net) 보고서를 인용, 지난 9월 미국에 태러가 발생한 후 벤처투자가 격감하고 있는 가운데 광대역 이통 관련 분야에는 벤처투자가 계속 몰려들어 최근 2달 동안 무려 80∼90개 신생 벤처기업들이 1차 또는 2, 3차 추가 투자(펀딩)를 잇달아 성사시켰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지난해부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미국 벤처캐피털들이 최근 광대역 무선통신 분야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을 가능하게 해주는 광대역 무선통신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벤처캐피털 회사 메이필드(http://www.mayfield.com)에서 파트너(이사)로 일하는 토드 브룩은 “최근 몇년 동안 미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광대역 네트워크 건설이 거의 완성 단계에 도달했지만 아직 기업 및 가정과 연결하는 ‘마지막 1마일’은 대부분 구리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경제가 더욱 심각한 불황에 빠지더라도 이러한 통신 네트워크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투
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이필드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설립된 지 불과 2년밖에 안 되는 광 부품 업체인 화이트록네트웍스(http://www.whiterocknetworks.com)에 총 6000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3차 펀딩을 단행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주 미국 벤처투자는 3분기 들어 최대액수를 기록했고 또 지난 99년 설립된 신생 벤처기업 화이트록이 지금까지 단독으로 유치한 투자자금도 1억달러 선을 가볍게 돌파했다.
한편 미국 벤처캐피털들의 투자규모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이통 분야에서 48개 벤처기업이 최근 2달 동안 총 5억7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단숨에 소프트웨어(12억달러)와 생명공학(7억2000만달러) 등과 함께 최근 미국 벤처캐피털들 사이에 가장 인기있는 3대 투자 종목의 하나로 올라섰다. 또 광 부품 분야에서 16개 벤처기업이 총 5억3000만달러의 종잣돈을 마련했고 광대역 인터넷 업체들도 20개 기업이 총 3억6000만달러를 투자자금을 끌어들였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