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아시아 이통업계 쾌조..한국 업체 선전 돋보여

 

 [iBiztoday.com=본지특약] 아시아 지역의 이동통신 업체들이 ‘테러 안전지대’라는 이점을 안고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인베스텍애셋매니지먼트(investecfunds.com)의 로버트 콘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아시아 이통업체들이 기대에 걸맞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특히 한국 기업들의 선전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인베스텍은 4억달러에 달하는 투자신탁기금의 30%를 아시아의 이통시장에 투입한 상태다.

 콘론 CIO는 “최근들어 한국의 이통업체들을 비롯해 아시아 장거리 통신업계 전반에 대한 기대 심리가 오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주가를 떠받쳐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한국의 대형 이통업체들이 지난 3분기에 상당한 수익 성장을 기록했다”며 “경비를 줄인데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데이터서비스 분야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나 성장 동력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텔레콤(singtel.com)도 데이터 서비스분야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주 예상을 뛰어넘는 전반기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국내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셀룰러 사업 부문의 느린 성장으로 인해 이 회사의 주가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투자가들의 비웃음을 샀던 홍콩의 퍼시픽센추리사이버웍스(hkt.com)도 분석가들로부터 적정 가치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9월 초 1.61 홍콩달러까지 떨어졌었다.

 대다수 아시아 통신업체들은 방만한 기업인수와 3세대(3G) 이동전화 사업권 획득에 과잉투자로 적자를 낸 유럽 이통업체들과 여러면에서 흡사하다고 평가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적도 있었다.

 유럽 이통업체들은 매입 업체의 가치하락과 대형 기업인수에 따른 성가이윤(earnings on goodwill) 감소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 이동통신업체들도 국내경기쇠퇴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주 벨사우스(bellsouth.com)는 내년 매출성장이 5∼7% 둔화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그러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업체들은 3G 분야에 많은 경비를 지불하지 않았고 합병바람도 잘 견뎌냈다.

 이후 장거리통신사들은 세계 최고의 이동전화 보급률을 자랑하는 아시아 시장에서 마케팅 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비절감의 결실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이보다 개발 정도가 떨어지는 시장인 중국과 인도네시아·필리핀 등에서도 기본적인 무선 음성서비스에 대한 수요성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의 2대 이동통신업체들은 분기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월별 운영자료를 제공하는데 이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율은 건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chinamobile.com)은 지난 9월 미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사건의 여파로 투자가들이 부침이 심하지 않은 안전지대를 찾아나선 데 힘입어 주가가 30%나 폭등했다.

 반면 이 회사의 유일한 경쟁사인 차이나유니콤(chinaunicom.com.hk)은 항셍지수가 거의 8% 오른 것과 대조적으로 주가는 2.75% 하락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PT텔레콤(telkom.co.id)은 이윤이 높은 이동전화 시장이 뜨면서 올들어 첫 9개월간 상당한 이윤과 매출성장을 올렸다고 지난주 발표했지만 주가는 이에 걸맞게 동반상승 하지 못했다. PT텔레콤의 주식은 9·11 테러참사 이후 12%가 빠졌다.

 그러나 아시아의 이동통신업체들이 너나없이 잘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업체들은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주가를 띄울만한 호재도 거의 없다.

 태국의 이동전화 사업자인인 어드밴스트인포서비스(ais900.com)는 이번주 실망스런 3분기 실적을 공시했고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com)은 이 회사의 주식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홍콩의 6개 이동통신회사들 가운데 5개 업체도 살벌한 경쟁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투자가들은 이들이 합병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 아시아권에서도 가치 소재에 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다. 텔레콤말레이시아(telekom.com.my)의 주가는 지나치게 고평가된 반면 한국통신(kt.co.kr)의 주가는 적정수준 또는 저평가된 편이다. 한국통신 주가는 주당순이익의 19.75배인데 비해 텔레콤말레이시아은 34.96배다.

 이달 초 결산공고를 낸 한국의 이동통신업체들은 최근 몇주사이에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골드만삭스(gs.com)의 팀 스토리 이동통신 부문 애널리스트는 “한국통신의 주식은 아직도 매우 낮게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가치가 높아 투자가들에게 계속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통신은 지난 9월 말 현재 7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으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348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전체 가입자의 절반에 해당한다.

 한국 2위의 이동전화 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ktf.com)과 3위인 LG텔레콤(lg019.co.kr)도 마케팅 경비 감소와 서비스 이용 증가로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스토리는 그러나 최근 주가상승으로 인해 당분간 단기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