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구조조정의 핵심기업이던 파워콤의 민영화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파워콤이 독자생존 차원에서 국제전화 및 초고속인터넷사업자인 온세통신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는 설도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의심받는 한전의 파워콤 민영화 의지=파워콤 민영화의 핵심 사안인 전략적 지분매각은 대주주인 한국전력이 지난 12일 파워콤 입찰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업체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냄으로써 5개월 만에 재개됐다.
그러나 한전이 참여의향서 제출 업체에 보낸 RFP에는 당초 약속과는 거리가 먼 사항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력은 전략적 지분(30%)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자신들의 지분이 많기 때문에 △한전측이 CEO와 관리담당 부사장·비상근 이사 2명 등 4자리 △지분인수업체가 재무담당이사(CFO)와 운용담당상무, 비상임이사 3명 등 5자리를 배분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여기서 더나아가 투자자가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더라도 공동대표이사 형태를 유지하고 한전 지분이 15%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비상임이사 2명을 파견하겠다는 경영권 이양안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조항이다.
더욱이 한전은 내년 1월 중순께 가격협상 우선대상자를 선정한다고만 밝힘으로써 그 이후의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전측의 이같은 안은 파워콤 민영화를 하지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매입희망측도 반신반의=참여의향서 제출업체인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은 한국전력이 발송한 RFP에 대해 ‘상황이 그렇다면 우리도 별 관심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두루넷과 하나로통신측은 “한전측의 RFP 내용도 문제지만 연말이 가까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며 “최근 접촉해본 투자자들의 반응은 ‘내년에 다시 이야기하자’로 압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측은 드림라인을 인수한 상황에서 파워콤의 매입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반응이고 두루넷측도 한국전력의 파워콤 민영화 의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이제 더이상 관심 없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제시되지 않는 한 파워콤의 민영화는 물건너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세통신의 급부상=이같은 상황에서 파워콤과 온세통신 간 제휴 가능성이 급부상, 파워콤의 향배와 관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 업계 일각에서는 파워콤이 독자생존 차원에서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초고속인터넷사업자인 온세통신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차원에서 파워콤측이 온세통신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파워콤 민영화는 이미 물건너간 상황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