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걸쳐 포설된 전력선 전체를 가입자선로로 활용해 1.2 급 초고속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는 전력선 통신기술이 국내 벤처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벤처업체인 엑스컴(대표 이성안)은 세계최초로 고압선을 포함해 기존에 산재한 전력선을 완벽히 활용할 수 있는 전력선 통신모듈(모델명 PLT2000)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엑스컴이 개발한 기술은 최종컴퓨터 사용자가 컴퓨터에 전력선통신용 네트워크인터페이스카드를 장착함으로써 전력량계와 트랜스(변압기)를 통과해 고압전력선조차도 통신선로매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이 기술의 개발에 따라 전력선통신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특히 초고속인터넷 환경이 미약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전력선통신기술은 가입자 옥내망을 중심으로 1∼2Mbps급 데이터전송속도를 갖는 저전압선 활용기술인 데 반해 엑스컴이 개발한 기술은 가입자 옥내망뿐 아니라 저전압·고전압선 등 기존의 전력선을 활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이 기술은 ADSL 등 현재 대중화된 초고속인터넷 기술과 달리 전송거리에 제한을 받지않는 가운데 최대 1.2 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현재 초고속인터넷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력선 통신기술의 개발은 데이터가 저전압에서 고전압으로 변환되는 트랜스를 통과하는 기술이 상용화되지 못함으로써 1∼2Mbps의 제한적 시범서비스만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다.
일례로 최근 독일의 RWE사가 전력선통신모뎀을 활용해 저전압선에 국한한 광대역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트랜스를 만나는 지점에서는 라우터 등의 우회장비를 통해 인터넷망에 접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젤라인, 피엘콤 등의 벤처기업이 전력선 통신용 네트워크인터페이스 카드를 개발했으나 옥내망과 같은 저전압선내에서만 1∼2Mbps를 시범서비스하고 있는 중이다.
엑스컴 이성안 사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기존의 인터넷망과의 호환도 자유롭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없다”며 “앞으로 디지털TV, 홈네트워킹시장, 인터넷정보가전시장 등에 응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엑스컴이 개발한 전력선 통신기술이 옥내망 외에까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한국전력이 포설한 전력망이 통신망으로 지정받아야 하는 제도적 수용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여 이 기술의 완벽한 상용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