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기기술`은 숨겨놓고…

 “지역 게임산업을 활성화시켜 함께 살아보자는 의미인데, 무엇보다 모임의 구심체 역할을 해줄 사람과 기업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구경북게임협의회의 발기인이었던 모 대학교수가 최근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협의회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심정에서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지난 1월 지역 게임업체간 정보교류와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해 발족한 대구경북게임협의회는 사실 교수의 말처럼 이름만 있을 뿐 사업추진은 전혀 없는 껍데기 조직으로 남아 있다.

 창립총회에 이어 지난 봄 한 차례 모임을 가진 것을 끝으로 게임협의회는 사람들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지역 게임개발업체 CEO와 대학교수 등 총 20여명이 주축이 된 게임협의회는 회원 개개인의 바쁜 업무를 감안, 온라인상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오프라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등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구경북지역 게임산업을 업체간 정보 및 기술교류와 친목, 게임인력 수급 등을 통해 똘똘 뭉쳐서 헤쳐나가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본래의 의도는 퇴색되고 회원들은 당장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없는 협의회를 외면했다.

 한 게임업체 CEO는 “게임관련 신기술 개발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도출시키기 위해서는 정보와 기술공유가 필수인데 업체들이 자기 것은 꽁꽁 숨겨놓고 남의 얘기만 들을려고 하니 모임에 발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밖으로 꺼내놓고 나눌 생각없이 자신의 것만 챙기려는 사고는 요즘과 같은 상생의 시대를 살아갈 자격이 없다.

 “올 여름 이후 대구 게임개발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임박해 서로 너무 바쁜 시기이다보니 협의회 활동이 뜸했던 것 같습니다.”

 게임협의회를 주도한 모 게임개발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어쩐지 변명으로 들리는 이유가 뭘까.

 게임의 불모지인 대구경북지역에 모처럼 게임산업 활성화라는 취지로 마련된 게임협의회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회원들의 협력과 지역민의 관심이 아쉽다.

 <대구=과학기술부·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