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캄보디아 프로젝트

 27일 오후 7시 프놈펜시 중심부에 위치한 캄보디아 정부종합청사에는 여기저기서 박수와 탄성이 터졌다. 한국컴퓨터통신과 캄보디아 정부가 합의한 행정전산망 프로젝트 최종 계약식이 마침내 이뤄졌기 때문이다. 주캄보디아 이원형 대사, 한국컴퓨터통신 강태헌 사장, 한국전산원 오광석 단장 등 한국측 인사는 물론, 속안 관방장관, 리우드 NiDA 국장, 정보통신부 장관, 외무부차관 등 30여명에 이르는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도 모두 ‘역사적인 날’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당초 오후 4시에 이뤄지기로 한 계약식이 3시간 가량 늦어지면서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캄보디아 정부 측에서 환율문제를 거론하며 이의를 제기하자 이러다가 계약식 날짜가 또 미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캄보디아 정부 측에서는 계약식 일자를 미루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막판 조율과 협의를 거친 끝에 최종 계약에 이르면서 2년동안의 작업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계약식을 지켜보면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성사되는 것은 혼신을 다해 예술작품을 완성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것이 크든 작든, 설령 국가간에 이뤄진 대형 프로젝트라도 결국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많은 외국정부와 기업의 원조제의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국컴퓨터통신이라는 한국의 중소 기업을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기술이나 인지도보다는 그들의 어려운 점을 잘 이해, 함께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에게 일회적인 관심이나 단편적인 지원은 중요하지 않다’는 캄보디아 정부 모 관계자의 말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기자가 현지에서 만나 본 10여명의 캄보디아 정부 관료들은 하나같이 한국컴퓨터통신과 유니SQL, 한국의 IT산업, 한국정부의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으며 좋은 파트너를 만난 것에 상당히 흡족해하는 모습들이었다.

 강태헌 사장의 말처럼 캄보디아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나 앞으로 몰고올 파급효과는 결코 예사롭지 않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애쓴 모든 관계자들에게 ‘당신은 하나의 걸작품을 만들어낸 예술가’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프놈펜(캄보디아)=IT산업부·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