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재 벤처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한 투자설명회가 지자체 주최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최근 부산지역에서도 지자체 및 벤처지원기관 주최로 ‘대기업과 지역벤처기업의 만남’ ‘IT 중소·벤처기업 지원제도 설명회’ 등이 개최됐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역 벤처기업들에 투자유치와 기술제휴 등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들이다.
그러나 행사 주최기관은 물론 행사에 참여한 투자기관과 지역업체들이 사전 준비부족에다 참가자들의 무성의로 인해 좋은 뜻에서 마련한 행사였음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열린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설명회장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다음’”이라며 “많은 지역업체 관계자를 모아 놓고 성의없는 그런 설명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사업설명회에 참석하는 지역업체도 사전준비나 마음의 자세가 부족했다. 투자를 유치하려는 업체의 IR자료가 미흡한데다 참가가 예정됐던 기업이 아예 사업설명회에 불참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함량 미달의 투자설명회가 열린 것은 주최기관이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 투자유망업체를 찾는다는 목적보다 정부기관의 요청이니까 마지못해 참가한 투자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역업체도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그에 걸맞게 기술과 사업을 소개하는 자료 준비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모든 기관과 투자자, 지역업체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전에 치밀한 준비와 뚜렷한 목표를 갖는 성의있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12월초 부산지역 IT업체를 위한 또 한번의 투자설명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설명회는 컨설팅 전문업체를 통해 사전검토를 거쳐 5개 업체를 엄선한 후 최소 1건 이상의 투자성사를 목표로 추진중이라고 한다. 올해 마지막 투자설명회가 될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모든 기관과 업체 관계자들의 성의있는 준비를 기대해 본다.
<부산=과학기술부·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