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세계 반도체시장 전망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

 

 그동안 끝없이 하락하던 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반도체 경기 침체가 12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4분기 반도체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4.7%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IT 및 반도체 분야 전문조사 업체인 캐너스인스탯그룹(http://www.instat.com)은 최근 발행한 “반도체 시장전망 최신 보고서’(Semiconductor Market Forecast Update)를 통해 내년 반도체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2000년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려면 2005년은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2001년은 반도체 업계에 불운한 한 해였다. 캐너스인스탯그룹은 올해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138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오는 2002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다소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절대적인 시장규모는 2001년 수준보다 소폭 감소(5.7%)한 1305억달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IT 거품이 빠지면서 공급측에 재고가 엄청나게 쌓여 있다는 사실이 2001년 반도체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만해도 이런 경기침체는 주로 미국시장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전세계의 다른 국가로도 경기침체 국면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GDP 성장 예측치도 계속 하향 수정되고 있다.

 9·11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는 그 후 계속되는 테러 위협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또한 세계 경제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었다. 인력이 생산적 활동에서 방어적 활동으로 재배치 되었으며, 기업과 고객이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충격의 범위’를 정확히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반도체 공급면을 살펴보면, 팹(fab:일괄가공공장)의 가동률이 갑자기 하락했다. 2001년 2분기에는 가동률이 겨우 73%에 불과했다. 팹이 새로이 건설되면서 투자 또한 대폭 감소했지만 팹 업그레이드 물량은 충분해 생산용량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더딘 회복세가 예상된다. 2000년에 처음으로 달성되었던 2000억달러 시장규모는 2005년이나 돼야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은 다른 부품 시장과 마찬가지로 최종 제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에 의해 발전하며 이런 최종 제품에 대한 수요는 전체 경제상황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반도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반도체 업체가 아니라 반도체 시장의 수요와 공급간 관계다. 반도체 매출은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의 산물이기 때문에 전체 경제의 건강 정도뿐 아니라 수요와 관련된 반도체 산업의 생산 용량도 반도체 산업의 매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이래 반도체 산업은 최종 사용자(end-user) 시장 대부분이 과도한 재고 물량과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반도체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가 계속 하락했다. 4월의 경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 이하로 떨어지면서 2001년 경제발전 전망치가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의 최근 GDP 전망에 따르면 2001년 미국의 GDP 성장률은 1.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전세계 GDP도 2.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3월의 전망치인 3.2%보다 낮은 것이다. 1년 전만해도 올해 세계경제(GDP)는 약 4.2%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2002년 전망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9·11 테러와 이후 계속되는 테러관련 사건과 사고 역시 세계경제가 주춤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2002년 이후에는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ASP는 2004년이 되어야 상승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매출은 2005년경에 242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2000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분야는 MOS(Metal Oxide Semiconductor) 메모리로서 48.9%(240억달러) 감소가 예상된다. D램 또한 최악의 해로 기록되고 있으며(85년 이후 최악의 상태) 최근 빠른 성장을 보인 플래시메모리 시장조차 위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분적으로 이동전화 시장의 수요 감소 때문이다. 디스크리트, 아날로그, MOS 마이크로, MOS 로직은 24∼30%대에서 하향 행진을 계속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MOS 마이크로와 MOS 메모리의 점유율은 한 쪽이 줄어들면 다른 한 쪽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으나 지금은 두 종류 모두 다른 반도체 종류에 비해 느리게 하락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MOS 메모리와 MOS 마이크로가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에 집중돼 있음을 반증한다.

 경기 회복은 컴퓨터 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것은 컴퓨터 산업이 성장기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재고 문제가 다른 통신 분야보다 덜 심각하고 최종 제품 판매량이 하락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통신 업계는 재고의 대부분을 처리하면서 매출이 다소 올라 이제 겨우 고비는 넘긴 상태다. 하지만 유선 네트워킹 분야는 과도한 재고부담으로 당분간 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고 있는 소비 및 자동차 시장은 9·11 테러 이후 다소 침체되었으나 계속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전반적으로 볼 때 지난 98년부터 99년 초반까지의 기간은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매출 증가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정점으로 봐야 한다. 99년 말부터 2000년까지 발생했던 비이상적 성장 때문에 실수요가 왜곡된 거품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2000년 말부터 반도체 경기가 하강하면서 거품이 빠지게 되었다. 이제 반도체 업계가 정상으로 복귀하면서 경기회복을 최종 제품의 실수요에 기초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00억달러 시장이 아니라 1500억달러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생산 용량의 증가세가 갑자기 중지되었지만(특히 300㎜ 경우) 2000년까지 증설된 생산용량으로 한 동안은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존 생산용량은 0.15, 심지어는 0.13마이크론 생산 용량까지 업그레이드 됐으며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향후 수년간은 생산용량을 추가하지 않는다고 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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